FTX에 자금이 묶인 호주 암호화폐 거래소 '디지털 서지'가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8일(현지시간) ABC뉴스가 보도했다.
디지털 서지는 호주 브리즈번에 본사를 둔 암호화폐 거래소로, 300여종의 암호화폐를 지원하고 있다. 이용자 수는 3만명에 달한다.
디지털 서지는 지난달 FTX 피해 사실을 밝히면서 이용자 자금을 동결했다.
거래소는 "모든 이용자 예치금에 대해 언제나 1:1 준비금을 보유해왔지만, FTX에 노출돼 현재는 알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손실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세계 3대 거래소였던 FTX는 암호화폐 시세 급락, 부실 운영 등이 겹치면서 지난달 11일 갑작스럽게 파산을 신청했다.
현재 디지털 서지는 '자발적 관리(Voluntary administration)'라는 행정 절차를 밟고 있다.
이는 기업이 부채를 갚을 수 없다고 판단할 때 외부 파산 관리인을 두고 기업 회생 방안을 강구하는 절차로, 기업이 파산 위기에 있거나 이미 파산 상태일 때 진행된다.
파산 관리자 측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복잡한 문제인 만큼 투자금 전액 반환을 기대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암호화폐 투자 위험성을 거듭 경고해온 호주 당국도 감독 수준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호주 증권투자위원회(SEC)는 "암호화폐는 변동성이 크고 상당히 위험하며, 거래소는 당국 규제를 받지 않는다"면서 투자자 주의를 촉구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