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헤지펀드 '퍼 트리(Fir Tree)'가 미국 최대 암호화폐 신탁 '그레이스케일'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고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가 보도했다.
이번 소송에서 퍼 트리는 107억 달러 규모의 '그레이스케일 비트코인 신탁(GBTC)' 관련, 부실 경영 및 이해 충동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정보를 요청하고 있다.
GBTC는 2013년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을 직접 사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방안을 제공하기 위해 출시한 상품이다. 2020년과 2021년 암호화폐 강세 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세계 최대 암호화폐 신탁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암호화폐 시장 약세와 지난달 발생한 FTX의 파산 여파로, 올 들어 GBTC는 약 75% 폭락했다. 현재 기초 자산 대비 43% 할인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이에 대해 퍼 트리는 "그레이스케일이 주주 친화적이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85만 개인 투자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고 비판하며 델러웨어 법원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30억 달러의 자산을 관리 중인 헤지펀드는 그레이스케일이 2018년부터 2021년 사이에 엄청난 수의 신주를 판매하고 환매하지 않는 것이 GBTC 하락의 부분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은 "퍼 트리는 GBTC의 환매 재개 및 수수료 인하를 통해 이같은 할인폭을 축소하기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 트리는 고소장에서 지난해 그레이스케일이 6억1540만 달러의 수수료를 거뒀으며, 독립적인 감독이 부재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레이스케일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장기적으로 GBTC와 주주를 위한 최선의 구조가 될 상장지수펀드(ETF)로의 전환에 100%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퍼 트리는 "수많은 시간과 비용을 발생시킬 뿐"이라며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번 소송은 FTX 붕괴가 그레이스케일 모기업 디지털커런시그룹(DCG)과 관계사에 큰 타격을 입힌 가운데 제기됐다.
DCG 자회사인 암호화폐 대출업체 '제네시스 글로벌 트레이딩'이 지난달 인출을 중단한 가운데 그레이스케일을 포함한 관계사에 대한 시장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