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수십만 대의 암호화폐 채굴기가 미개봉(sealed up)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트코인 채굴업체 클린스파크의 대표 매트 슐츠는 14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만 약 25만 대 이상의 채굴기가 상자에 보관돼있다"고 밝혔다.
에단 베라 룩소테크놀로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9월 기준 전세계에서 27만 대 이상의 채굴기가 미사용 상태라고 설명했다.
미개봉 채굴기가 증가한 이유로는 암호화폐 가격 하락이 꼽힌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대부분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채굴 수익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서 채굴장비의 운영 비용은 뛰어올랐다.
이같은 상황에 채굴기업들의 피해액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3대 비트코인 채굴회사는 올해 2분기 2조원에 가까운 순손실을 기록했다.
채굴 인프라 솔루션 업체 컴퓨트노스는 지난 9월 법원에 자발적 파산을 신청했다. 세계 최대 채굴업체 중 하나인 코어사이언티픽도 최근 채굴기 호스팅 비용을 20%에서 25%로 인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찰리 슈마허 마라톤디지털 기업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은 채굴장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고 있으며 일부 채굴자는 기존 주문을 취소하고 있다고 코인데스크에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