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원유 공급 차질이 경유 등 정유제품 시장으로 번지면서 연료 공급 부담이 커지고 있다. 정유시설 가동률 하락과 호르무즈 해협 운송 제약이 동시에 이어진 결과다.
Kpler는 8월 중동 정유시설 가동률이 하루 730만배럴로, 2월의 990만배럴보다 낮았다고 밝혔다. 분쟁 이후 중동 정유제품 공급 감소량은 하루 약 400만배럴로 집계됐다.
Kpler는 8월 20일 분석에서 정유제품 시장의 단기 회복이 물류 정상화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개선되면 가동 가능한 정유시설의 생산과 제품 수송이 먼저 회복될 수 있지만, 손상된 설비 복구에는 더 긴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중동은 평소 하루 약 300만배럴의 정유제품을 수출한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되면서 대체 운송 경로가 줄어 원유를 확보하더라도 정유제품을 외부 시장으로 옮기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서 송유관 차질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Kpler는 9월 11일 이후 얀부에서 원유 선적이 이뤄지지 않았으며, 송유관 완전 복구에 4~6주가 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일부 우회 운송이 가능하더라도 원유와 정유제품이 호르무즈 해협에 의존하는 비중이 커질 수 있다. 이에 따라 원유 생산량이 일부 회복되더라도 정유제품 공급 정상화는 늦어질 수 있다.
미국에서도 경유 가격 상승이 나타났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9월 14일 기준 미국 고속도로용 경유 소매가격은 갤런당 6.285달러(약 8610원)로 전주보다 0.318달러(약 436원) 올랐다.
경유 가격은 원유 가격뿐 아니라 정유시설 가동률과 수송 경로의 영향을 함께 받는다. 정유설비 손상과 해상 운송 차질이 동시에 발생하면 원유 공급이 개선돼도 경유 가격과 공급이 즉시 안정되기 어렵다.
Kpler는 중동 정유제품 시장의 회복이 두 단계로 진행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올해 4분기에는 운송 정상화가 생산 회복을 이끌 수 있지만, 손상된 설비가 완전히 복구돼 전쟁 전 수준으로 돌아가는 시점은 2027년 2분기 이후로 제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정유제품 시장은 원유 생산과 정제, 수송이 연결된 구조다. 생산시설이 가동되더라도 항만이나 해협을 통한 수송이 막히면 실제 소비지에 도달하는 물량은 제한될 수 있다.
앞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감소와 사우디 원유 선적 재개 상황도 중동 에너지 공급망의 병목으로 지목됐다. 이번 사안은 통항 차질이 원유뿐 아니라 경유와 같은 정유제품 공급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미국 경유 가격이 갤런당 6달러를 웃돈 흐름은 정제유 공급 부족이 운송비와 비용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과 맞닿아 있다. 다만 미국과 국내 시장은 가격 체계와 공급 경로가 달라 동일한 폭의 가격 움직임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
국내 정유·운송 시장에 미칠 영향은 국제유가와 정제마진, 해상 운송비, 국내 수입 물량을 함께 확인해야 판단할 수 있다. 현재 확인된 핵심 변수는 원유 생산량 자체보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 회복과 중동 정유시설 복구 속도다.
Kpler는 운송 정상화가 이뤄지면 가동 가능한 정유시설과 제품 수송이 먼저 회복될 수 있지만, 손상된 설비의 완전한 복구는 2027년 2분기 이후까지 늦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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