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요청을 받고 이란에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진출을 억제해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렌트유 11월물은 공급 차질 우려가 완화되며 배럴당 105.83달러(약 14만5000원)로 2.69% 하락했다.
중국은 이란에 후티 반군의 영향력을 활용해 홍해와 바브엘만데브 해협 주변의 확전을 막아 달라는 비공개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반군이 홍해 연안과 해협 주변에서 세력을 넓히자 중국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내용은 로이터가 이란 소식통 3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란 외교부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관련 보도에 즉각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중국 외교부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교장관의 회담 뒤 예멘과 홍해로 긴장이 확산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대화와 협상을 촉구했다. 국제 수로의 안전과 에너지 수송 안정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을 조기에 다시 개방해야 한다는 입장도 밝혔다.
중국이 이란에 경제적 압박을 가하겠다고 위협했다는 정황은 제시되지 않았다. 이란 측은 지역 안정과 평화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전쟁 종식에 달려 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대이란 영향력에는 원유 거래가 자리 잡고 있다. 로이터는 Kpler 자료를 인용해 중국이 2025년 이란의 해상 원유 수출 가운데 80% 이상을 구매했으며, 평균 구매량은 하루 약 140만 배럴이었다고 보도했다.
중국에는 이란과의 관계를 활용해 후티 반군의 행동을 억제할 여지가 있다. 반면 이란산 원유 수입을 줄이면 중국 정유업체의 원료 조달에 부담이 될 수 있어 대이란 압박의 범위에는 제약이 따를 수 있다.
후티 반군의 군사적 진출은 홍해 항로의 위험을 키우고 있다. 후티 반군은 10일 예멘 모카 항구를 장악한 데 이어 11일 바브엘만데브 해협 인근의 마윤섬을 점령한 것으로 보도됐다.
바브엘만데브 해협은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주요 해상 통로다. 후티 반군의 활동이 이 해역의 선박 운항을 위협하면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원유·상품 운송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AP통신은 사우디아라비아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제한됐을 때 내륙 송유관을 통해 홍해 연안의 얀부로 원유를 보낸 뒤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시아로 수출해 왔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항량이 줄고 사우디아라비아의 선적이 일부 재개된 상황과 맞물려 두 해협의 운항 상황이 함께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후티 반군의 공격 위험이 커지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회 수출 경로도 제약을 받고 있다. 홍해와 호르무즈 해협 가운데 어느 한 곳의 통항 차질이 다른 수출 경로의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유가 시장에서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오만 경유 원유 선적 확대와 주요 송유관 일부의 복구 가능성이 공급 차질 우려를 낮춘 요인으로 거론됐다. CCFGroup은 브렌트유 11월물이 16일 2.69% 하락한 배럴당 105.83달러에 거래를 마쳤다고 전했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 폭이 시장 예상보다 작았다는 점도 가격을 누른 요인으로 언급됐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9월 11일로 끝난 주간의 석유 재고 자료를 공개했지만, 시장 예상과 실제 감소 폭의 구체적인 비교 수치는 별도 확인이 필요하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외교적 영향력이 실제 후티 반군의 행동 변화로 이어질지를 두고 판단이 엇갈린다. 중국이 이란산 원유의 주요 구매자라는 점은 영향력의 배경으로 거론되지만, 이란과 후티 반군의 군사·정치적 판단을 중국이 통제할 수 있다고 단정할 근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앞서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의 운송 차질이 동시에 심화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1.99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위험 시나리오도 제시됐다. 중국의 요구 이후 후티 반군의 추가 진격, 두 해협의 통항량,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회 수출 지속 여부가 차례로 확인될 사안이다.

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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