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토스 재단과 HashKey MENA, 아프리카 결제 인프라 기업 Daya가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기업 간(B2B) 규제형 스테이블코인 결제 회랑을 시범 운영한다. 초기 대상은 아랍에미리트와 나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시장이다.
HashKey MENA는 6월 4일 앱토스 재단과 ‘Corridor Pilot Agreement’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에는 나이지리아 나이라와 향후 추가 아프리카 통화의 온·오프램프를 활용해 기업 간 무역 결제를 시험하는 내용이 담겼다.
결제는 중동 기업이 아랍에미리트 디르함(AED)이나 달러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면서 시작된다. 스테이블코인은 앱토스 블록체인에서 이동하고, 아프리카 측에서는 Daya가 이를 나이라 등 현지 통화로 환전해 은행 계좌에 지급한다.
Daya는 필요할 경우 SWIFT와 은행 송금도 함께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동 측 온·오프램프는 HashKey MENA가, 블록체인 생태계와 결제 실행은 앱토스 재단이, 아프리카 현지 통화 환전과 지급 인프라는 Daya가 맡는다.
세 회사는 우선 다국적 기업의 현지 지급을 지원한 뒤, 지원 회랑을 확대해 스테이블코인을 주요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B2B 무역 결제 모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일반 소비자 송금 서비스가 이번 시범사업에 포함된다는 내용은 발표에 담기지 않았다.
국경 간 결제 비용은 이번 사업의 배경으로 제시됐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3년 4분기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로 200달러(약 27만원)를 송금하는 평균 비용은 7.9%로, 200달러 송금에서 15.80달러(약 2만1451원)가 수수료로 빠지는 수준이다.
온램프는 법정화폐를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꾸는 과정이고, 오프램프는 스테이블코인을 현지 통화로 환전해 지급하는 과정이다. 이번 구조에서는 블록체인이 중간 결제망으로 사용되지만, 실제 수취인이 받는 자산은 나이라 등 현지 통화다.
HashKey MENA FZE는 두바이 가상자산규제청(VARA)으로부터 가상자산사업자(VASP) 라이선스를 받은 법인이라고 밝혔다. 라이선스 참조번호는 ‘VL/25/03/002’다.
다만 나이지리아를 포함한 아프리카 각국에서 현지 환전과 지급 업무에 적용되는 인허가 체계는 이번 발표만으로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 스테이블코인 결제망이 실제로 작동하려면 현지 지급·외환·자금세탁방지 규정을 함께 충족해야 한다.
Daya는 이번 사업이 HashKey의 ‘Asia Connect’ 네트워크를 아프리카로 확장하는 첫 사례라고 설명했다. 이 네트워크는 홍콩·필리핀·베트남·아랍에미리트 등을 연결하는 구조로 소개됐다.
Daya는 현지 통화 계좌와 결제 API, 유동성 조달 및 결제 경로 설정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카드 인프라와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스템을 연결하려는 시도와 함께 스테이블코인 활용 범위가 거래소 밖 결제 인프라로 넓어지는 흐름과 맞닿아 있다.
폴 조(Paul Joe) Daya COO는 “아프리카에서 부족했던 것은 수요가 아니라 현지 통화로 들어오고 나갈 수 있는 규제된 유동성”이라고 말했다. 결제 구조에서 스테이블코인 자체뿐 아니라 현지 통화 환전과 유동성, 규제 준수 인프라가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Daya가 링크드인 게시물에서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의 온체인 거래 규모는 2050억달러(약 27조8390억원)를 넘었고, 거래량의 43%가 스테이블코인으로 결제됐다. 다만 이 수치의 원자료와 집계 기준은 게시물에서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Daya가 같은 게시물에서 제시한 아프리카 가상자산 이용자의 스테이블코인 보유 비율 79%도 별도의 집계 근거가 공개되지 않았다. 해당 수치는 시범사업의 실제 이용 규모나 비용 절감 효과를 입증하는 자료로 보기 어렵다.
이번 사업은 거래 규모와 적용 수수료, 처리 시간, 참여 기업, 아프리카 측 인허가 현황이 공개되지 않은 시범 단계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중동과 아프리카를 잇는 정식 결제망 출시가 아니라 규제형 스테이블코인 결제 구조를 시험하는 초기 협력으로 볼 수 있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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