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 파생상품 시장에서 옵션이 차지하는 비중이 과거 약 4분의 1에서 절반에 가까운 수준으로 확대됐다. 만기형 선물은 줄고 무기한 선물과 옵션의 역할이 커지면서 시장 구조가 달라지고 있다.
글래스노드(Glassnode)는 17일 바이비트(Bybit)와 공동 작성한 보고서에서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파생상품 명목 미결제약정 가운데 옵션 비중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정확한 기준일과 비중 수치는 공개된 요약문에 제시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글래스노드 보고서 소개 페이지가 추적하는 거래소의 파생상품·시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전체 시장과 거래소별 구조, 시장이 가격에 반영하는 조건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에는 옵션과 선물뿐 아니라 거래소별 이용 행태와 토큰화 금 시장도 포함됐다.
변화의 핵심은 만기형 선물의 감소다. 보고서는 암호화폐 거래소에서 만기가 정해진 선물이 사실상 사라지는 흐름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만기형 선물이 줄어든 자리는 무기한 선물이 레버리지 수요 측면에서 흡수했고, 옵션이 남은 시장 비중을 가져갔다.
무기한 선물은 정해진 만기 없이 거래되는 선물 계약이다. 만기형 선물과 달리 계약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며, 통상 펀딩비를 통해 현물 가격과의 차이를 조정한다.
옵션은 특정 가격에 자산을 사고팔 권리를 거래하는 상품이다. 선물과 달리 계약 이행 의무가 없어 가격 변동에 대비한 헤지와 방향성 거래에 활용된다.
옵션 비중 확대는 시장 참여자들이 현물 가격뿐 아니라 변동성과 하락 위험, 특정 가격대 돌파 가능성까지 거래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다만 옵션 매수와 매도 포지션이 함께 존재하기 때문에 비중 자체가 가격 방향을 뜻하지는 않는다.
글래스노드는 옵션 시장의 성장이 최근 한 시점에 나타난 현상이 아니라고 봤다. 지난 7년 동안 두 차례 시장 사이클을 거치는 동안 옵션 미결제약정이 늘었고, 약세장에서도 증가세가 크게 멈추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미결제약정은 아직 청산되지 않은 계약 규모를 뜻한다. 미결제약정이 늘었다는 사실만으로 신규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단정할 수는 없으며, 포지션의 방향과 담보 구조를 함께 봐야 한다.
거래소별 이용 행태도 달랐다. 보고서는 바이비트, 데리비트(Deribit), OKX 등 거래소의 옵션과 무기한 선물, 토큰화 금 시장을 비교했으며 거래 시간대별 활동 패턴도 서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파생상품 시장의 담보 구조도 변했다. 레버리지를 뒷받침하는 담보가 코인 중심에서 스테이블 가치 자산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다만 자산별 집계 기준과 거래소별 세부 비중을 공개 요약문에 담지 않았다.
옵션 시장을 해석하는 주요 지표로는 내재변동성 곡선, 미결제약정, 스큐, 프리미엄 흐름이 제시됐다. 풋옵션 매수가 집중되면 하락 위험에 대비하려는 수요가 반영될 수 있고, 특정 행사가의 콜옵션 매수가 늘면 해당 가격대 돌파 기대가 가격에 반영될 수 있다.
이 같은 지표는 가격 방향을 확정하지 않는다. 특정 행사가와 만기에 포지션이 몰리면 시장조성자의 헤지 거래가 가격 움직임을 키우거나 억제할 수 있어, 옵션 비중 확대를 상승 신호나 안정 신호 하나로 해석하기 어렵다.
앞서 본지는 비트코인 옵션의 내재변동성이 실현변동성보다 높은 수준을 보였던 사례를 보도했다. 당시에도 옵션 가격에는 현물시장의 최근 움직임보다 큰 변동 가능성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보고서는 비트코인 파생상품 시장이 선물 단일 구조에서 옵션·무기한 선물·거래소별 전문화가 결합된 구조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옵션 비중 확대만으로 가격 상승이나 시장 안정을 단정할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기준일별 수치와 거래소별 세부 집계는 보고서 전체 내용 확인이 필요하다.


강이안 기자
댓글0
첫 댓글을 남겨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