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해커조직 라자루스 그룹이 바이비트(Bybit) 해킹으로 탈취한 자금을 세탁한 통로로 지목된 암호화폐 거래소 eXch가 오는 5월 1일 운영을 종료하겠다고 발표했다.
17일(현지시간) eXch 측은 공식 공지를 통해 "라자루스 그룹이 14억 달러(약 20조 4,400억 원) 규모의 바이비트 해킹 피해 중 약 3,500만 달러(약 511억 원)를 eXch를 통해 자금 세탁했다는 의혹에 따라 경영진의 다수결로 철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사는 현재 eXch 폐쇄와 법적 조치를 염두에 둔 대서양 횡단 작전의 표적이 돼 있다"고 설명했다.
eXch는 “현재까지 여러 차례 인프라를 폐쇄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목표로 삼아온 가치들이 오해 받고 있는 환경에서는 더 이상 서비스를 이어갈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자발적으로 사업을 접고 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해당 거래소는 처음에는 라자루스 그룹과 바이비트 해킹 자금 세탁 의혹을 전면 부인했으나, 최근 발표에서는 “2월 발생한 해킹과 관련해 일부 비중이 크지 않은 자금이 처리됐음을 인정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eXch 경영진은 "우리의 핵심 철학은 사용자 프라이버시 보호에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다"며 "일부 중앙화 거래소들이 자금세탁 방지를 명분으로 사용자를 부당하게 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폐쇄 발표는 북한 해커조직의 활동이 암호화폐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나왔다. 최근에는 라자루스 그룹이 가짜 구인 절차를 통해 암호화폐 개발자들을 노려 악성 소프트웨어를 유포한 사례도 보고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