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서비스 제공업체의 약 90%가 법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매체 EL MUNDO가 13일 보도했다.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도입한 엘살바도르에서는 총 181개의 비트코인 서비스 제공업체가 중앙은행에 등록돼 있다. 그러나 '등록 서비스 제공업체'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이 중 161개 업체가 '비운영 서비스 제공업체'로 분류됐다. 현재 정부 소유의 치보 월렛(Chivo Wallet)과 크립토 트레이딩 앤 인베스트먼트(Crypto Trading & Investment), 핀테크 아메리카스(Fintech Americas) 등 20개 업체만이 정식 요건 하에 운영되고 있다.
더불어 비운영 서비스 제공업체 중 최소 22개 업체는 금융시스템감독청이 규정한 비트코인법 제4조를 준수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제4조는 자금세탁방지 프로그램 구축과 유지, 자산·부채·자본에 대한 정확한 기록 보관, 제공 서비스 특성에 맞는 사이버보안 프로그램 도입 등을 의무화하고 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은 엘살바도르에 대출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비트코인 투자와 관련 프로젝트 제한을 요구하고 있다. 3월 3일에는 공공부문의 비트코인 매입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엘살바도르는 여전히 하루 1BTC씩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다.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오피스에 따르면 4월 16일 현재 정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6,148BTC(약 730억 원)에 달한다.
금융 애널리스트 언신 파이낸스(Unseen Finance)는 부켈레 대통령이 2021년 초기에 계획했던 정책들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10억 달러(약 1,400억 원) 규모의 '볼케이노 본드' 발행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가상자산 특구로 구상된 '비트코인 시티' 건설도 진전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관민 협력으로 추진 중인 비트코인 채굴 프로젝트 '볼케이노 에너지'(Volcano Energy)와 관련해서도 IMF의 압박으로 정부가 계획했던 7억 5,000만 달러(약 1,070억 원) 투자 실행 여부가 불투명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