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연방법원이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블록 어너(Block Earner)의 '어너(Earner)' 상품에 대한 제재 시도가 무산됐으며, 이는 최근 암호화폐 업계의 가장 큰 승리 중 하나로 평가된다.
22일(현지시간) 크립토폴리탄에 따르면, 호주 연방법원이 블록 어너의 '어너' 상품에 대한 호주 증권투자위원회(ASIC)의 항소를 기각했다. ASIC은 어너 상품의 특성이 호주 법률상 라이선스가 필요한 금융상품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상품이 금융상품으로 간주되기 위한 법적 정의를 충족하지 못한다고 판결했다.
ASIC은 간략한 공지를 통해 "이번 결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규제 당국은 아직 이 사안을 대법원에 상고하지 않았다. 이번 판결은 호주에서 암호화폐 상품과 플랫폼에 대한 감독을 강화해온 ASIC에게 큰 타격이다.
법원은 블록 어너가 투자가 아닌 대출 상품을 제공했다고 선언했다. ASIC이 블록 어너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것은 2022년 11월 1일로, 이때부터 법적 분쟁이 시작됐다.
이 사건의 핵심은 어너 상품이 엄격한 규제가 필요한 기존 투자 방식으로 운영됐는지, 아니면 단순히 블록 어너와 고객 간의 대출 계약이었는지에 관한 것이었다.
법원은 이 상품이 단순 대출로 구성됐다고 판단했다. 고객들은 고정 수익을 위해 암호화폐 자산을 블록 어너에 대출하는 계약에 서명했다. 중요한 점은 고객 자산의 풀링이 없었다는 것이다. 각 고객의 계약은 별도로 이루어졌다. 또한 고객들은 합의된 이자를 받는 것 외에 블록 어너의 광범위한 사업 운영이나 성과에 대한 이해관계가 없었다.
법원은 또한 이 구조가 관리형 투자 제도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판결문은 상품 세부사항이 명확했으며, 고객의 권리는 풀링된 투자 성과에 의존하지 않고 고정되고 계약적이었다고 밝혔다. 이러한 구분이 블록 어너의 무혐의 판결의 핵심이었다.
블록 어너는 법원 판결을 축하했지만 상품 부활은 배제했다. 이번 승소에 대해 블록 어너의 경영진은 이 결정이 혁신과 규제 명확성의 승리라고 축하했다.
블록 어너의 최고경영자이자 공동창업자인 찰리 카라보가(Charlie Karaboga)는 "처음부터 우리는 현대적인 상품 제품군이 덜 현대적인 규제 환경에 적합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말했다.
블록 어너의 최고상업책임자인 제임스 쿰브스(James Coombes)는 암호화폐 자산에 대한 보다 명확한 처리가 기업들이 책임감 있게 새로운 금융 상품을 구축할 수 있게 할 것이라는 데 동의했다. 쿰브스는 암호화폐 자산이 기존 자산 클래스처럼 취급될수록 기업이 혁신하기 더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판결이 자신들에게 유리했음에도 불구하고, 블록 어너는 어너 상품을 시장에 다시 출시할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블록 어너의 대변인은 그들이 미래에 집중하고 있으며, 이번 판결로 호주인들이 디지털 금융에 안전하고 보안성 있게 접근할 수 있는 규정을 준수하는 혁신적인 솔루션을 계속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은 호주의 성장하는 암호화폐 경제에 더 넓은 영향을 미친다. 블록 어너에 따르면, 약 400만 명의 호주인들이 직접적으로 또는 투자 플랫폼을 통해 암호화폐에 노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다른 암호화폐 회사들이 호주의 금융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상품을 구성하고 홍보하는 방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법원이 새로운 디지털 자산 중심의 규제가 도입될 때까지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에 적용되는 전통적인 금융법을 바라볼 때 더 세심한 접근 방식을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