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현지시간) 크립토슬레이트에 따르면, 비트코인(BTC)은 전일 대비 1.98% 하락한 약 8만1800달러에서 거래되며 7일 연속 저점을 갱신했다. 이는 3월 25일 기록한 단기 고점 8만8400달러 대비 7.1% 하락한 수준으로, 이번 조정으로 인해 약 2억2000만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 포지션이 청산되었다. 전체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1.77% 하락해 2조6500억 달러로 줄었으며, 일일 거래량은 570억 달러로 감소했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오는 4월 2일 발표할 것으로 예고된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 정책에 대한 우려와 맞물려 발생하고 있다. 트럼프는 미국의 대외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보복성 관세를 대규모로 발표할 예정이며, 유럽연합, 한국, 브라질, 인도 등이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불확실성은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 회피 심리를 자극하고 있으며, 비트코인 역시 전통 자산과 유사한 조정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더해 미국의 2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PCE)가 예상치를 상회하며 연준의 긴축 기조 지속 가능성을 높였고, 소비자 신뢰 지수는 1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을 기존 20%에서 35%로 상향 조정하며 글로벌 경제 불안 요인을 지적했다. 이러한 매크로 환경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주고 있다.
기술적 관점에서 비트코인은 상승세를 지지하던 ‘퍼플 채널’을 이탈한 뒤, 하단 ‘그린 채널’ 내에서 거래 중이다. 이 채널마저 하락 이탈 시, 사이클 하단으로 추정되는 7만3000달러 구간까지 추가 하락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분석가들은 관세로 인한 장기 인플레이션이 비트코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지만, 현재 시장은 단기 리스크 회피에 집중하고 있어 해당 내러티브는 시기상조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은 관세 발표 이후 다른 국가들의 보복 대응 여부에 따라 글로벌 시장의 변동성이 급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예외는 아니며, 향후 며칠간 투자자 심리 회복 여부와 기술적 반등 가능성에 따라 향방이 갈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