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니지, 블레이드 앤 소울 등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강자 엔씨소프트(NC)에 전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이제희 교수가 최고 연구책임자(CRO)로 합류했다. 엔씨소프트는 그가 NC를 선택한 이유와 앞으로 NC가 어떻게 나아갈지 그 비전과 목표에 관한 인터뷰를 진행하고 16일 공개했다.
이제희 CRO는 컴퓨터 그래픽스 및 애니메이션 분야 석학으로 2003년부터 서울대학교 컴퓨터 공학부 교수로 재직하며 물리 기반 동작 제어, 데이터 기반 동작 학습 및 생성, 사실적인 인체 모델링 등 분야에서 높은 수준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 CRO는 자신을 초창기부터 컴퓨터 애니메이션에 관해 연구한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탐구 끝에 2019년 세계 최초로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사람의 근골격계 움직임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고 이를 바탕으로 2022년 4월 NC CRO로 임명되어 애니메이션 및 AI 연구개발조직(R&D)을 이끌고 있다.
컴퓨터 그래픽스는 크게 모델링, 렌더링, 애니메이션으로 나뉜다. ‘모델링’은 디자인 자료를 컴퓨터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로 저장하는 것, ‘렌더링’은 모델링한 데이터에 질감과 광학효과 등을 입혀 사실감을 더하는 작업, ‘애니메이션’은 구현된 사물에 움직임을 구현하는 과정을 뜻한다. 즉, 모델링과 렌더링, 애니메이션 삼박자가 맞아야 그래픽이 유려하면서도 사실적인 움직임을 구현하는 게임을 제작할 수 있다.
그는 "본질은 결국 ‘사람이 어떻게 움직이나’라는 주제에 대한 탐구였다”라고 밝히며 “지금은 움직임을 일일이 캡처하고 그 데이터를 애니메이터가 하나하나 연결해 움직임을 구현하지만, 추후 머신러닝 기술을 통해 데이터 수집과 컴퓨터 내 구현을 효율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이어 “지난 20년 동안 게임에서 중요했던 이슈는 캡처, 스캔 같은 재현 기술을 통해 현실의 세계를 얼마나 사실적으로 모델링하느냐였지만, “앞으로의 20년은 가상환경에 구축한 현실 세계와 그 위에 덧붙이는 상상력의 세계가 어떻게 상호작용할 수 있을지, 즉 어떻게 ‘인터랙션’을 모델링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디지털 휴먼은 인터랙션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CRO는 “NC의 디지털 휴먼 개발은 곧 NC의 모든 서비스의 퀄리티가 높아지고 비용과 노력은 절감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부연하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이로부터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까지 가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