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8000달러를 돌파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가 비트코인 선물 거래 연내 도입을 발표하며 제도권 진입 가능성이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가격이 호주 현지시각 기준으로 오전 7시 17분(한국시간 5시 17분) 전일보다 4.8% 상승한 8,071달러(약 885만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올해 초 1,000달러(약 110만원)에 불과했던 비트코인 가격은 10개월 만에 무려 700% 이상 급등했다.
비트코인은 기술 관련 이견과 전망에 대한 우려로 29% 급락하는 등 올해 들어 3차례나 25% 이상 하락했지만 이내 더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 불룸버그통신은 비록 월가의 전문가들이 비트코인을 거품이라 비판하고 있지만 이제는 무시할 수 없을 정도로 규모가 커져 버렸다고 지적했다.
비트코인의 이같은 가격 급등은 제도권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에 따라 투자 심리가 확대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파생상품 거래소인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는 비트코인 선물 거래를 연내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영국의 헤지펀드 업체 '맨그룹(Man Group)' 역시 비트코인을 자신들의 투자 목록에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꼽혔던 가상화폐 분열 가능성이 낮아진 것도 가격 반등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비트코인 전문매체 비트코이니스트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당초 11월 중순 하드포크를 추진하겠다고 예고했던 중국계 비트코인 채굴업자들이 새로운 가상화폐 채굴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한편 비트코인을 둘러싼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가격 변동성이 높아진 점은 주의할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비트코인이 중개인을 배제함으로써 거래를 변화시킬 잠재력을 갖고 있지만, 여전히 실제 물건이나 서비스를 구매하는 데 거의 이용되지 않는다며, 현재로선 전적으로 투기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WSJ는 ICO(가상화폐공개) 열풍이 더 우려된다면서, 일부 기업은 ICO 절차나 가상화폐의 이용처 등을 설명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역시 최근 ICO가 조작이나 사기에 취약하다고 경고한 바 있다.
강성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