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 정치 쿠데타가 발생하며 비트코인 가격이 1만4000달러에 달하는 가격으로 폭등했다.
지난 15일 발생한 짐바브웨 군부 쿠데타로 37년간 짐바브웨를 통치해 온 로버트 무가베(93) 대통령이 가택 연금됐다. 군부는 수도에서 정부청사와 국영방송 등 국가 주요시설을 장악했다. 이에 정치적 불안이 커지며 비교적 안정적 자산이 될 수 있는 가상화폐 비트코인 가격이 급등했다.
짐바브웨는 2004년부터 2009년 극심한 하이퍼인플레이션을 겪으며 자국 통화를 포기했다. 이후 미국 달러를 공식 통화로 채택했다. 하이퍼인플레이션이란 물가 상승이 정부 통제를 벗어나며 인플레이션율이 수백 퍼센트를 기록하는 현상을 말한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제난과 달러 부족, 당국의 금융 규제로 어려움이 지속되자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대안으로 부상했다. 짐바브웨에 가상화폐 거래소가 문을 열자 비트코인을 구매하기 위해 짐바브웨 자금이 대규모로 해당 거래소로 몰렸다.
짐바브웨 가상화폐 거래소 '골릭스(Golix)에 따르면 쿠데타 이후 짐바브웨 내 비트코인은 1만3000달러(약 1427만원)가 넘는 가격을 기록하고 있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0일 오전 비트코인 가격은 8,000달러(약 877만원)선이다.
현재 짐바브웨에서 비트코인은 현금을 대신할 수 있는 대표적인 자산으로 자리매김하며 거래에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비트코인 공급량은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해, 지난 한 달간 이뤄진 코인 거래량은 160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골릭스는 "비트코인 거래는 지난 해 10만달러(약 1억1000만원)에 불과했지만 지난 한 달간 100만달러(약 11억원)가 거래됐다"며 "정치적 불안감이 커지면서 비트코인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짐바브웨에서는 개인 계좌에 있는 돈을 사용하는 것도 제약을 받는 상황”이라며 “일반 화폐보다 비트코인이 더 안전한 거래 수단으로 인정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성일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