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콘텐츠의 고유 가치를 지켜주는 '대체불가토큰(NFT)'이 음악 업계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세계 3대 음반 레이블인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SME), 유니버설뮤직그룹(UMG), 워너뮤직그룹(WMG)이 아트스트와 팬 커뮤니티를 위한 새로운 기회를 NFT에서 찾고 있다.
소니X유니버설, NFT로 레전드 아티스트 깨운다
소니뮤직과 유니버설뮤직은 솔라나 기반 NFT 플랫폼 '스노 크래시(Snow Crash)'와 손을 잡았다. '메타버스', '아바타' 같은 용어를 처음 쓴 공상과학 소설 제목에서 이름을 딴 '스노 크래시'는 밥 딜런의 아들 제스 딜런(Jesse Dylan)이 공동 설립한 NFT 플랫폼이다. 스노 크래시는 연내 미국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밥 딜런(Bob Dylan)', 재즈의 황제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 등 유명 뮤지션의 명곡을 NFT로 발행할 계획이다. 블록체인 매체 디크립트는 "소니뮤직과 유니버설뮤직의 NFT 명반 출시 계약은 미국의 대형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웹3.0 산업에 진출한 또 하나의 역사적인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소니뮤직과 유니버설뮤직은 모두 밥 딜런 음악에 상당한 투자를 한 기업들이다. 유니버설뮤직은 2020년 말 3억 달러 상당에 밥 딜런 음악의 모든 '판권'을 사들였다. 멜로디, 가사 등에 대한 저작권을 소유하며 라디오 송출, 스트리밍, 광고 및 영화 사용 시 배당을 받는다. 소니뮤직은 2021년 밥 딜런의 녹음된 모든 음악과 앞으로 나올 신곡에 대한 '권리'를 1억 5000만 달러 이상에 구입했다. 음악의 레코딩 저작권을 갖는 것으로 재발매 등을 결정할 수 있다.
데니스 쿠커(Dennis Kooker) 소니뮤직 글로벌디지털사업부 대표는 "창작자와 팬들이 접근하기 쉬운, 사용자 친화적 경험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춰 소속 아티스트를 위한 다양한 기회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클 나시(Michael Nash) 유니버셜뮤직 디지털전략부문 수석부대표는 "아티스트와 레이블은 스노 크래시를 통해 혁신의 최전선에서 문화적 영향력을 키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노 크래시는 암호화폐 거래소 FTX와 합작투자를 진행 중이며 솔라나랩스와도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솔라나트(Solanart), 솔시(Solsea), 매직에덴(MagicEden) 등 솔라나 기반 NFT 마켓플레이스와 경쟁할 전망이다.
빌보드X유니버설, NFT 컬렉션 '차트스타'
유니버설뮤직은 대중성과 공신력 있는 음악 순위차트 '빌보드'와도 협력하고 있다.
2022년 3월 2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미국 빌보드와 유니버설은 플로우(Flow) 블록체인 기반 NFT 프로젝트 '차트스타(ChartStars)'를 추진 중이다. NFT 컬렉션은 빌보드 차트를 장식한 아티스트를 주제로 한 디지털 예술품을 담는다. 짧은 영상, 사진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암호화폐 스타트업 언블록드(Unblocked)가 프로젝트를 지원한다.
줄리안 홀귄(Julian Holguin) 빌보드 회장은 "순간에 대한 소유권을 공유하면서, 팬들은 처음으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아티스트와 영원히 연결될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나시(Michael Nash) 유니버설 디지털전략 수석부대표도 "빌보드는 아티스트와 팬을 위해 유일한 순간들을 기념할 획기적인 방안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워너뮤직, NFT부터 메타버스까지
워너뮤직은 다수의 블록체인 업체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NFT, 플레이투언(P2E, Play-to-Earn) 게임, 메타버스 등 웹3.0 시장을 활보하고 있다. 워너뮤직은 1월 27일 메타버스 더샌드박스(The Sandbox)와 협약을 맺고 메타버스 내 음악 테마파크와 콘서트 장을 구현하기로 했다. 테조스 기반 음원 NFT 플랫폼 원오브(OneOf)와 함께 아티스트의 독점 NFT도 발행할 계획이다.
2022년 2월 23일에는 블록체인 게임 기업 '스플리터랜드(Splinterlands)'와 함께 소속 아티스트를 위한 플레이투언(P2E, Play-to-Earn) 게임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오아나 룩산드라(Oana Ruxandra) 워너뮤직 수석디지털책임자는 "토큰화된 맞춤형 게임을 구축해 팬덤과 커뮤니티의 역할을 강화하는 동시에 관심이 있는 아티스트를 위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NFT는 디지털 콘텐츠의 원본 사실과 소유권을 증명하고, 창작자와의 긴밀한 연결성을 통해 소유의 의미를 한층 강화해주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접촉이 제한되고 디지털 세계가 빠르게 확장되는 가운데, 아티스트, 엔터, 음악 산업은 NFT를 통한 브랜딩·프로모션·유통 기능에 주목했다. 전설적인 힙합 아이콘 스눕독(Snoop Dogg), 돌리 파튼(Dolly Parton), 스티브 아오키(Steve Aoki), 킹스 오브 리온((Kings of Leon), 블라우(3lau) 등 다수의 아티스트들이 NFT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NFT는 시장 활로를 여는 기술 방안일 뿐 아니라 창작자의 권리를 최대한으로 보장할 수 있는 방안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미국 유명 DJ 스티브 아오키는 NFT가 기존 경제 모델보다 훨씬 큰 가치를 창출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년 동안 6개의 앨범을 만들었지만, 이를 통해 들어온 로열티보다 지난해 NFT 발행으로 더 많은 수익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술 발전은 아티스트에게 도움이 된다"면서 "NFT는 음악 산업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