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은행 규제 표준을 수립하는 국제결제은행(BIS) 바젤위원회가 은행들이 암호화폐를 보유하기 위해 충족해야 할 최소 자본 요건을 수립 중이다.
바젤위원회는 2021년 11월 9일(현지시간) 은행의 암호화폐 보유를 위한 자본 요건과 관련해 구체적인 내용과 근거를 명시한 정식 문건을 2022년 중반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바젤위원회는 2021년 6월 비트코인 같은 암호화폐를 최고 위험 자산으로 분류하고, 암호화폐 보유 시 1250%의 위험 가중치를 부과할 것을 제안했다. 은행이 100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기 위해서는 100달러의 추가 자본금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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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체이스와 도이치방크 등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은행들은이 같은 자본 요건이 과도하게 보수적이며 은행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를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물산업협회(FIA), 국제스왑파생상품협회(ISDA), 국제금융연구원, 유럽자산운용협회(AFME), 디지털상공회의소 등 9개 글로벌 금융 단체들은 서신을 통해 바젤위원회에 반대 의사를 전달했다.
협회들은 "바젤위원회의 구상은 규제 적격 은행이 암호화폐 시장에 참여하는 데 물리적인 장애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 같은 접근 방식은 규제 프레임워크 외부의 참여자를 중심으로 암호화폐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가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들은 1250%라는 단일 위험 가중치 대신, 암호화폐 자산에 따라 유동적으로 기준을 조정할 수 있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암호화폐 보유 은행의 최소 자본 요건을 구체화하겠다는 이번 바젤위원회의 성명은 업계의 부정적인 반응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위원회는 성명에서 "암호화폐가 은행 시스템에 끼칠 위험성을 관리하기 위해서는 리스크 기반 글로벌 표준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하면서, 암호화폐에 대한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