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기업들이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하고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 CEO가 암호화폐를 개인적인 투자 목적으로 소유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을 받고 있다.
2021년 11월 9일(이하 현지시간) 팀 쿡(Tim Cook) 애플 CEO는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을 소유하고 있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암호화폐를 소유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팀 쿡은 "암호화폐에 잠시 관심이 있었고, 관련해서 연구하고 있다"면서도 "이는 어디까지나 '개인적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암호화폐 투자를 위해 애플 주식을 구매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면서 "애플 차원에서 암호화폐를 구매하거나 암호화폐 결제를 허용할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애플의 암호화폐 투자를 부인하긴 했지만, 암호화폐 관련 서비스 출시에 대해서는 여지를 남겼다. 팀 쿡은 같은 자리에서 "투자와 별개로, 암호화폐와 관련해 주목하는 부분이 있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내놨다.
애플은 2021년 5월 25일 대안 결제 파트너십 프로그램을 이끌어갈 경험 있는 사업 개발 총괄을 구한다는 내용의 채용 공고를 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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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대기업들이 암호화폐 결제를 지원하거나 대규모 암호화폐 투자를 진행했다는 소식은 암호화폐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2021년 2월 테슬라가 비트코인에 15억 달러(약 1조 7713억 원) 규모를 투자했다는 소식에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20% 급등했다. 9월에 발생한 월마트가 라이트코인을 지원한다는 '가짜 뉴스' 역시 한때 라이트코인을 35% 상승시키기도 했다.
애플이 암호화폐 투자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는 계속돼 왔다. 2021년 2월 8일 캐나다 왕립은행 산하 글로벌 투자은행 RBC캐피털마켓은 "테슬라에 이어 애플이 비트코인 매수 경쟁에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 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팀 쿡의 발언을 봤을 때 애플이 당장 암호화폐 투자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트코인은 바보들의 금"이라며 비난을 해온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CEO가 고객 수요가 급증하자 암호화폐 거래를 허용한 것처럼, 애플이 기존 입장을 철회하고 관련 서비스를 출시하는 것 역시 상상 속의 시나리오로 치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