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블코인의 시총이 1000억 달러(113조 원)를 돌파한 가운데 스테이블코인 시장이 흔들릴 경우 암호화폐발 금융위기의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됨에 따라 최근 가격변동이 거의 없는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가격 변동성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된 암호화폐이다. 달러 기준으로 통상 코인 1개가 1달러의 가치를 갖도록 설계된다.
테더에서 발행한 USDT와 바이낸스가 발행한 BUSD, 골드만삭스가 투자한 USDC 등이 대표적이다. USDT의 시총은 625억 달러에 달하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에 이어 시총 3위에 올라있다.
금융 시스템의 새로운 골칫덩이 '스테이블코인'
일반 암호화폐와 달리 실물자산이 담보돼 비교적 안정적으로 인식됐던 ‘스테이블코인’은 최근 금융시스템의 새로운 골칫덩이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의회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일부 스테이블코인 투자자들이 실제로 보호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 규모가 커짐에 따라 미국 은행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막대한 양의 달러와 암호화폐가 교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잠재적으로 감독당국이 자금세탁을 포함한 불법금융에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 급성장으로 금융시스템마저 변동성에 둔감해진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제롬 파월(Jerome Powell) 미 연준 의장은 “스테이블코인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적절한 규제와 감독 체계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며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다양한 관련 혁신이 이용자들은 물론 금융시스템 전반에 잠재적인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 최초의 뱅크런 발생
이런 우려는 즉각 현실로 나타났다. 스테이블코인 중 하나인 아이언 파이낸스(Iron Finance)가 개발한 아이언 티타늄 ‘타이탄’(Iron Titanium‧TITAN)의 가치가 하루 새 60달러 대에서 0달러로 떨어지며 뱅크런(예금 지급 불능 상태를 우려한 고객들이 대규모로 예금을 인출하는 사태)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사태에 대해 개발사는 아직도 왜 이 같은 현상이 발생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일부 전문가들은 코인 가격 상승에 따른 투매가 시작되자 코인이 지급불능상태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로 투자자들이 거듭 투매에 나서면서 뱅크런이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 뱅크런 사태가 단 한번의 해프닝으로 끝날지 아닐지는 그 누구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다.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하는 업체들은 지급을 보증하고 있다. 현재 스테이블코인 관련 시총은 1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론적으로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 관련 뱅크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1000억 달러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블룸버그는 "만약 테더가 뱅크런 사태에 빠질 경우, 테더로 다른 암호화폐를 구입한 투자자들로 인해 다른 암호화폐 시장 또한 연쇄적으로 위험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해야 하며, 만약 암호화폐발 금융위기가 온다면 테더 등 스테이블코인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