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의 P2P 비트코인 거래 플랫폼 ‘로컬비트코인(LocalBitcoins)’이 출범 이후 사상 최고 거래량을 기록했다. 모로코 내 암호화폐 거래는 금지돼 있지만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모양새다.
2021년 3월 22일(현지시간)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현지 비트코인 마케팅 최고 책임자 주카 블룸버그(Juka Blomberg)는 “모로코에서 2021년 2월 암호화폐 거래량이 최고를 갱신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컬비트코인 역시 2019년부터 2020년까지 사용자 등록이 30% 증가했으며 700개 이상의 신규 계정이 생성됐다”고 말했다.
정부 차원의 금지령에도 불구하고 로컬비트코인과 같은 P2P 플랫폼의 거래는 수년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7년 11월부터 2021년 2월까지 플랫폼 거래량이 215%나 급증했다.
모로코를 비롯한 북아프리카 국가에서 비트코인 구매가 금지됐음에도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다. 모로코 외환청은 2017년 11월 암호화폐 거래가 외환규제 위반이며 제재와 과징금 부과 대상이라는 사실을 공시했다. 정부가 발행하는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의 편익을 조사하면서까지 금융당국은 계속 회의적인 시각으로 암호화폐를 바라보고 있다.
인사프 노리(Insaf Nori) 데크레드(Decred) 중동지역 커뮤니티 매니저는 “일부 투자자들은 암호화폐를 통해 빠른 이익을 원할 뿐”이라며 “그들 중 일부는 은행을 이용하지 않기 때문에 자유롭게 금융 거래를 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거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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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세계은행(World Bank) 조사 결과 모로코 성인의 29%만이 은행 계좌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중동·북아프리카 지역 평균(44%)보다 낮은 수치다.
인사프는 "모로코에서 은행을 이용하는 건 기업 근로자들뿐이며 실직자나 자영업자는 은행을 이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스마일 두이리(Ismail Douiri)모로코 은행 관계자는 “저소득층이 저비용 금융 서비스 이용에 갖는 인식을 조사한 결과 이들은 은행과 수수료에 겁을 먹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비 신규 고객들은 사생활과 비밀 유지를 바란다”면서 “암호화폐의 익명성이 현지 사람들로부터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암호화폐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모로코인들은 자신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비트코인이나 다른 암호화폐를 살 수 없다. 노리는 "암호화폐를 구매하기 원하면 유럽이나 미국에서 구입해야 하는데 P2P 거래는 가능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 P2P 플랫폼인 로컬비트코인(LocalBitcoins)의 결제 옵션은 왓츠앱(WhatsApp), 텔레그램(Telegram)과 같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이루어지는 현금 이체를 사용한다.
노리는 "모로코의 기존 금융 기관에서 암호화폐를 살 수 있게 되면 모로코 규제 당국이 향후 암호화폐를 합법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