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이점에 집중하고, 소수가 개발할 수 있는 게임의 재미에 주목해야 합니다. 작은 게임이 갑자기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대박의 규모는 수백 수천 배입니다."
게임 중심의 암호화폐 플레이코인(Playcoin) 김호광 대표의 발언이다.
플레이코인은 인디 게임 개발자나 중소 게임회사가 자사의 모바일‧온라인 게임에 적용할 수 있는 페이먼트 형식의 차세대 암호화폐다. 사측의 마케팅 활동에 직접 참여해 매출 및 기타 기여도에 따라 리워드로 지급 받을 수 있다.
대만 코빈후드(Cobinhood), 싱가포르 엘뱅크(LBANK) 등 거래소에 상장을 마쳤고, 지난달 16일 플레이코인으로 카페·베이커리·편의점 등 쿠폰 결제가 가능한 '플레이샵(PlayShop)'을 오픈해 암호화폐의 실생활 도입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8월 24일 서울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진행된 ‘토큰 뉴스(Token News)’ 컨퍼런스에 참석한 김호광 대표를 블록체인 전문미디어 토큰포스트가 만났다. 인터뷰 전체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Q. 플레이코인 기능에 대해 간단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플레이코인을 '게임을 위한 결제 플랫폼'이라고 표현하는데, 페이팔이나 카카오톡 간편 결제 서비스를 생각하면 됩니다. 기존 핀테크 결제에 블록체인을 결합한 것으로, 특히 게임 산업에 적합합니다.
Q. 플레이코인은 퀀텀 기반 Dapp인데, 현재 한국에서 퀀텀의 입지나 코인 가격 등은 그리 높지 않습니다. 퀀텀 블록체인에 기반해 설계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백그라운드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구글을 쫓아내고 바이두가 나왔고, 유튜브가 있었는데 중국에서 요크가 등장했습니다. SNS도 트위터를 대신할 웨이브가 나왔습니다.
블록체인 시장도 마찬가지로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기반이 아닌 중국 블록체인 기반으로 갈 것으로 예상합니다. 2000년 초반부터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결론은 메이드 인 차이나, 즉 '차이나 스탠다드'가 트렌드라는 것입니다.
중국의 많은 메인넷 업체들을 검색하며 기술적인 장단점을 살펴보니 퀀텀이 흥미로웠어요. 이더리움의 장점과 비트코인의 장점을 섞은 하이브리드 형태입니다. 한마디로 울버린 같은 존재가 시장에 나타난 것이죠.
Q. 사용자가 체감할 만한 퀀텀 기반 Dapp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비트코인의 경우 결제 지연이 하루 20만 건 정도 됩니다. 퀀텀은 비트코인의 단점을 보강해 결제 및 승인 지연 건수가 적습니다. 또한 이더리움의 스마트 컨트랙트 기술 ‘솔리디티’를 포함해 비트코인의 전송 기술 위에 새로운 Dapp을 만들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Q. 플레이코인 플랫폼에서 사용자가 해킹 피해를 입을 경우 블록체인 기술로 피해를 되돌린다는 부분이 인상 깊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해킹 복구 기능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RPG 게임을 운영했던 적이 있습니다. 하루 아이템 데이터가 천만, 이천만 건이 아니라 수억 건에 달해, 해킹 당한 아이템을 확인할 길이 없었습니다. 블록체인은 모두 같은 데이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위변조된 데이터, 해킹된 데이터가 어디에 속해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플레이코인은 특정 블록과 특정 거래를 무효화하는 기능을 추가했습니다.
Q. 저도 RPG 게임을 좋아했고, 해킹 피해를 입은 적도 있습니다. 당시 '신고' 시스템을 이용하면 다음날 아이템을 돌려주는 방식이었는데, 결국 돌려주는 주체는 게임 회사죠. 해킹 방지에 있어서 중앙화된 서버 운영이 비용‧속도 면에서 효율적이지 않을까요?
게임 아이템의 데이터베이스가 완전히 해킹 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되돌려주지 않거나 처리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어요. 해킹 피해를 입고 콜센터에 연락해 아이템 복구 과정이 몇 개월 걸리거나 일부 현금 보상으로 넘어가기도 하죠.
이렇게 난감한 경우, 작은 회사일수록 QA 절차가 더욱 힘듭니다. 대형기업과 달리 작은 회사는 빅데이터에서 해킹 아이템이 누구의 것인지 정확한 소유권을 밝히기 힘들죠. 따라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면 더 편리하고 신속하게 복구할 수 있습니다.
Q. 이전 NEM에서 개발한 XEM 코인이 의도치 않게 제3자에게 해킹 피해로 넘어갔을 경우, '마킹'을 통해서 코인을 사용하지 못하거나 계정을 제한하는 기능을 소개했습니다. 플레이코인도 마킹과 유사한 방식으로 해킹을 복구하는 건가요?
플레이코인 백그라운드에 ‘FDS(이상금융거래탐지시스템)’라는 프라우드 디텍팅 시스템이 포함돼 있습니다. 특정 주소나 해킹 상황이 도래하면 노이즈 중에서도 이상적인 시그널이 존재하는데, 이를 통해서 해킹 징후를 탐지하고 예방법을 사용해 스마트 컨트랙트 내에서 (해킹 상황을) 되돌리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NEM에서 개발한 마킹보다 좀 더 범용적이고 간단하며 투명한 의사 결정을 보여줍니다.
Q. 플레이코인 플랫폼에서 결제할 경우 사용자가 비용이나 속도 면에서 느낄 수 있는 장점이 무엇인가요?
현재 결제는 구글이나 애플이나 완벽하게 통합돼 있습니다. 게임들에 현질 유도 시스템이 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결제 수수료가 30%고 동남아의 경우 선불결제카드 수수료가 40~60%, 많게는 80%입니다. 이전 유저들에게 5천원씩이라면, 지금은 50만원씩 부과해야 수익이 나는 구조입니다.
고과금 정책이 게임 안에 녹아들어갈 수밖에 없어요. 무과금으로는 30분, 1시간 정도 이후 게임 진행을 할 수 없어요. 가챠라는 뽑기 시스템은 게임이 아니라 도박입니다. 이는 윤리적으로 게임 회사들이 만들고 싶어서 만든 것이 아니라 구글, 애플, 페이먼트 회사가 만든 구조에서 생존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입니다.
Q. 플레이코인의 '얼라이언스'의 의도가 '인디 게임을 키워서 사람들에게 알리자'입니다. 인디 게임 개발사가 대형 개발사가 만든 정교한 게임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요?
파레토의 법칙이 있습니다. '20%가 80%의 매출을 만든다'는 말이죠. 수백 억이 투입된 게임은 당연히 실패하지 않습니다. 성공의 1% 가능성까지 시스템에 녹여 넣었기 때문이죠. 인디 게임의 경우, 예를 들어 테트리스는 3명이서 만든 게임입니다. 그리고 전 세계에서 엄청난 돈을 벌어다줬죠. 테트리스, 앵그리버드는 매우 간단한 게임으로, 아이디어가 있으면 재미는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우리는 특이점에 집중하고, 소수가 개발할 수 있는 게임의 재미에 주목해야 합니다. 작은 게임이 갑자기 대박을 터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그 대박의 규모는 수백 수천 배입니다. 이를 가치로 삼아 가능성을 열어주고, 좋은 게임 IP를 백만 달러 규모까지 무료 제공한다면 성공의 가능성은 높아집니다.
제가 만든 게임 중 재미는 없었지만 유명 만화 IP의 힘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긴 적이 있습니다.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 게임 회사들에게 IP를 제공하면서 콜라보레이션 하는 게 목표입니다.
Q. 플레이코인은 소셜 마이닝이라는 개념을 도입해 참여자들이 직접 코인을 얻을 수 있습니다. 토큰 경제상 객관적인 정보보다 채굴만을 위해 보상을 많이 주는 게임을 광고하는 등 소셜 마이닝 기능 남용에 대한 해결책이 있을까요?
해킹은 평생 막을 수 없고, 이 또한 일종의 소셜적 해킹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FDS와 인공지능을 이용합니다. 전담 AI팀을 갖춰 비정상적으로 트래픽이 높아지거나 유입이 높아지면 지급을 늦춥니다.
이러한 검증 체계는 실질적으로 바이럴이 제대로 됐는지, 게임 생태계에 도움이 됐는지 평가하는 기준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체리픽킹' 하는 경우를 막는 기능을 추가하고 있죠. 물론 완벽하지는 않아요. 구글도 구글 AD 센스 클릭의 40% 이상이 해킹 툴에 의한 사기 클릭입니다. 완벽하게 막지는 못하지만 최소한 윤리적으로 노력하고 도네이션이 가능한 시스템을 만들고 있습니다.
Q. 게임사 입장에서 자사 게임을 많은 유저들에게 소개하고 싶을 텐데, 플랫폼에 더 많이 투자할 경우 더 많은 광고가 노출될 여지가 있나요?
저희 같은 경우 인플루언서들을 촘촘하게 관리하고 있습니다. 적합한 인플루언서를 좀 더 부스팅 하려 합니다. 만약 정말 좋은 게임이라면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 게임을 성공시키고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투자할 생각이 있고, 노력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습니다. 따라서 유저들의 바이럴 마케팅 반응이 좋은 게임들은 자동적으로 부스팅 하고 있습니다.
차지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