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블록체인 기반 신원증명(DID) 기술이 접목된 모바일 공무원증을 연내 도입에 나선다.
20일 행정안전부와 인사혁신처는 공무원증 소지의 불편을 해소하고 디지털 융합시대에 맞는 공무원 업무환경을 지원하기 위한 ‘모바일 공무원증 도입 사업’을 발주한다고 밝혔다.
모바일 공무원증 사업은 정부가 작년 10월 28일 발표한 디지털 정부혁신 추진계획의 일환이다. 중앙부처 공무원은 사업이 완료되는 올해 말부터 자신의 스마트폰에 모바일 공무원증을 발급받아 기존 공무원증과 병행해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003년 기존 IC카드 형태의 공무원증이 도입된 후 17년만에 디지털 혁신에 나서게 됐다.
모바일 공무원증을 포함하여 앞으로 정부가 발급하는 모바일 신분증은 신분증 사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프라이버시 침해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자기주권 신원증명(Self-Sovereign Identity) 개념을 적용해 개발된다. 자기주권 신원증명은 현재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중앙집중식 신원증명과 대조되는 개념으로, 신원정보의 소유 및 이용 권한을 신원주체인 개인이 갖게 된다.
중앙집중식 신원증명은 대량의 신원정보를 보유한 기관이 개인을 대신해 신원증명이나 본인확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을 말한다. 정부의 주민등록증 진위확인서비스, 구글·페이스북·네이버·카카오 등의 소셜로그인 서비스, 휴대폰·신용카드·공인인증을 이용한 본인확인서비스 등 일상에서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반면에 DID 기술이 접목된 모바일 신분증 소유자는 자신의 신원정보를 본인 스마트폰에 발급받아 보관하면서 신원확인 요청이 있을 때마다 본인의 판단에 따라 제공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신분증 사용 이력은 본인만 확인할 수 있도록 개인의 스마트폰에 저장되며, 중앙 서버에는 저장되지 않는다.
모바일 공무원증 어떻게 활용되나
모바일 공무원증은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모두 사용이 가능한 통합형 신분증으로 발급된다. 우선, 기존 플라스틱 공무원증과 같이 정부세종청사와 서울청사를 출입하기 위한 출입증 용도로 사용할 수 있으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출입과 업무시스템에 접속하기 위한 인증수단으로도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중앙부처 공무원의 업무 및 생활 공간이 세종시에 집중되어 있는 점을 고려해, 세종시 공용 자전거 대여 서비스인 ‘어울링’과 세종시 도서관 도서 대출 등 일상생활에서도 모바일 공무원증을 이용할 수 있도록 추진할 계획이다.
모바일 공무원증은 디지털 신분증 형태로 구현되기 때문에 온라인 상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공무원이 업무처리를 위해 빈번하게 사용하는 전자결재시스템, 공직메일, 바로톡에 행정전자서명(GPKI) 대신 모바일 공무원증으로 로그인할 수 있으며, 이용 가능한 업무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모바일 공무원증 개발 사업은 지난 7일 사업계획서 검토를 마치고 20일부터 다음달 22일까지 사업을 수행할 업체를 모집한다. 이후 사업자를 선정해 6월부터 올해 말까지 개발에 나서게 된다. 모바일 공무원증의 발급과 실제적인 운영은 올해 12월부터 이뤄질 예정이다.
행정안전부는 올해에 공무원증을 대상으로 모바일 신분증의 편의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뒤 2021년에는 장애인등록증(복지카드), 2022년에는 운전면허증으로 발급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모바일 공무원증 사업이 범용 신분증으로 나아가기 위한 시범사업인 만큼 외부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사업에 반영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관련 학계, 업계 및 신분증 소관 정부 부처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는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모바일 신분증의 보안 강화방안, 활용성 제고방안, 민간협력 방안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특히, 모바일 신분증이 국민의 일상생활에서 사용되기 위해서는 보안성 확보가 중요한 만큼, 시범사업 기간동안 스마트폰 제조사, 국가보안연구소, 정보보호학회 등과 협력하여 최신기술에 걸맞는 보안성 확보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종인 행정안전부 차관은 “모바일 신분증은 개념적(자기주권 강화), 기술적(DID기술 적용), 형태적(디지털 신분증), 활용적(온·오프라인 통합) 측면에서 기존 신원증명의 패러다임을 180도 바꾸는 혁신적인 서비스”라며 “공무원증을 시작으로 모바일 신분증이 하나씩 추가될 때마다 정부나 기업은 각 신분증에 특화된 또는 여러 신분증을 결합해 이용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