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블록체인 정책 논의에 앞장서고 있는 하원의회 소속 핀테크 태스크포스(Fintech Task Force)가 '현금과 부상하는 모바일 결제 현황'을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다. 결제 서비스 업체, 소비자 보호기관, 금융 관련 비영리 단체 등 전문가들이 증인으로 참석, 미국 결제 시스템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진행됐다.
30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 보도에 따라면 이번 청문회에서 미국의 금융 포괄성과 결제 프로세스를 개선할 솔루션으로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이 집중 조명을 받았다. 청문회에 앞서 제출한 서면 증언과 청문회 발언에서도 여러 차례 해당 기술들이 언급됐다.
프렌치 힐 하원의원은 미국에서 금융·비금융기관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규제 적격 블록체인 결제 시스템이 가능한지 질문했다. 의원은 블록체인 시스템을 기존 시스템의 대안으로 보고 있으며 디지털 달러 개념에 대해서도 매우 낙관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국 지불결제 사업자 그룹인 FPC(Faster Payments Council)의 킴 포드 수석은 현재 일관된 블록체인 규제가 없기 때문에 "기술 측면에서는 가능하지만 결국 정책적 한계에 봉착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우스만 아흐마드 페이팔 글로벌 공공정책 수석은 "소규모 결제를 위한 블록체인 시스템은 이미 나와있다"고 밝히는 한편, 이러한 시스템이 더욱 확산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애런 클라인 연구원은 "미국 법체계와 규제 체계는 은행과 결제를 완전히 연결된 것으로 가정하고 있다"면서 은행과 분리된 결제 시스템이 도입되기 충분한 규제 환경은 아니라고 짚었다.
이에 대해 워런 데이비슨 하원의원은 결제 시스템의 기존 금융기관 의존도가 법률보다는 ‘관습’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의원은 "결제 시스템과 은행의 연계를 의무화한 법률은 없다. 대체로 그렇긴 하지만 페이팔, 벤모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결제 시스템에 반드시 은행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과 결제 시스템의 과도한 연결을 완화하는 데 암호화폐가 좋은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 결제 시스템이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기술 측면보다 규제와 관련된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애런 클라인 연구원은 미국 결제 기술 수준을 중국과 비교하면서 "중국의 결제 시스템은 훨씬 효율적이고 빠르며, 상당히 많이 도입되어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소비자 대상 잡지인 컨슈머리포트의 크리스티나 테트롤트는 미국 결제법을 매우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벤모, 페이팔 등 핀테크 기업이 혁신적인 서비스를 더하고 있지만 실제 결제 시스템 자체를 혁신한 것은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핀테크 태스크포스 스티븐 린치 의장은 블록체인과 여러 토큰화 시스템이 "즉각적인 결제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면서, 기존 시스템 혁신 및 비용 절감을 전망한 반면, 뉴욕경제프로젝트 공동 수석인 데야니라 델 리오는 "기업들은 수십년 동안 혁신을 규제 회피 수단으로 사용해왔다"며 금융산업이 가진 문제를 기술로 해결한다는 주장에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청문회는 저소득소외계층을 배제시키는 금융 시스템 문제도 다뤘다. 데이비드 스콧 하원의원은 최근 통계를 인용, 현재 은행을 이용하지 못하는 인구가 58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