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중국의 인터넷 검색 대기업 바이두가 새로운 AI 모델인 ‘ERNIE 4.5’와 ‘ERNIE X1’을 공개했다. ERNIE 4.5는 멀티모달 대형 언어 모델(LLM)이며, ERNIE X1은 고급 추론 모델로 설계됐다. 바이두는 두 모델이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DeepSeek)의 ‘V3’ 및 ‘R1’ 모델은 물론, 오픈AI(OpenAI)의 GPT-4.5보다도 우수한 성능을 기록했다고 주장했다.
ERNIE 4.5는 텍스트뿐만 아니라 이미지, 오디오, 비디오 등 다양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멀티모달 AI 모델이다. 반면 ERNIE X1은 보다 정교한 논리적 추론과 문제 해결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 바이두는 두 모델이 중국어 기반 AI 성능을 평가하는 ‘C-Eval’과 ‘CMMLU’ 테스트뿐만 아니라 수학 문제 해결 능력을 측정하는 ‘GSM8K’ 테스트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고 밝혔다.
특히 가격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다. 바이두는 ERNIE 4.5가 오픈AI의 GPT-4.5 API 가격 대비 99% 저렴하며, ERNIE X1은 딥시크의 R1 모델보다 50% 저렴한 비용으로 제공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ERNIE 4.5와 ERNIE X1은 바이두의 AI 챗봇 ‘ERNIE Bot’과 API를 통해 접근할 수 있으며, 기업 및 개발자는 바이두 AI 클라우드 ‘첸판(Qianfan)’을 통해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중요한 단점은 오픈소스가 아니라는 점이다. 반면, 딥시크의 ‘R1’ 모델은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기업이 자유롭게 연구 및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바이두는 ‘ERNIE 4.5’의 오픈소스화 계획을 발표하며, 오는 6월 30일 해당 모델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바이두의 이번 발표가 중국 내 AI 경쟁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GPT-4.5의 높은 가격과 비교할 때 바이두의 가격 전략은 시장 내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다만, 상대적으로 짧은 컨텍스트 윈도우(8,000토큰)와 오픈소스 부재로 인해 일부 기업과 개발자들은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두는 앞으로도 AI 연구 및 개발을 강화하고, 이를 자사 검색 엔진 및 다양한 서비스와 통합할 계획이다. 이번 ERNIE 시리즈 공개는 중국의 AI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글로벌 AI 시장에서도 바이두의 입지를 확장하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