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의 거래량이 급감하며 시장의 피로감이 누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코인게코(CoinGecko)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2월 초 4400억 달러(약 643조 원) 수준까지 치솟았던 일일 거래량이 3월 12일 기준 1630억 달러(약 238조 원)로 63% 급감했다. 코인마켓캡(CoinMarketCap) 또한 유사한 추이를 보이며, 2025년 3월 초 최고점을 기록한 후 현재 52% 감소한 상태라고 밝혔다.
온체인 분석 업체 샌티멘트(Santiment)는 13일 X(구 트위터)에서 "주요 암호화폐의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투자자들의 관심이 점차 식어가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2주 동안 시장의 시가총액이 추가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의 피로감과 절망감이 더욱 강해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2월 초 이후 9000억 달러(약 1314조 원) 이상 감소하며 약 25% 하락했다. 특히 최근 10일 동안만 15%가 줄었는데, 이는 미국 경기 침체 우려와 글로벌 무역 긴장이 고조되면서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탓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샌티멘트 측은 "거래량 감소는 투자자들이 현재의 가격 상승이 지속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매수 참여가 없다면 가격 상승세는 쉽게 동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며, 현 상황을 '시장 모멘텀이 약화되는 초기 경고 신호'로 해석했다.
다만, 모든 전문가가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은 아니다. 샌티멘트는 "거래량 감소가 반드시 베어리시(약세) 신호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암호화폐 시장 회복을 위해서는 거래량 증가와 가격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야 하며, 이와 같은 신호가 포착될 경우 보다 건강한 반등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총 시가총액은 약 2조8000억 달러(약 4096조 원)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이다. 한편, '암호화폐 공포·탐욕 지수(Crypto Fear & Greed Index)'는 2월 21일부터 50 이하의 '공포' 상태에 머물러 있으며, 투자 심리가 여전히 위축된 상황임을 시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