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암호화폐 친화적 기조가 유럽의 금융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10일(현지시간) 유럽안정메커니즘(ESM)의 피에르 그라메냐 사무총장은 유로그룹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경우 유럽의 통화 주권과 금융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 특히 달러 표시 스테이블코인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결국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결제 솔루션을 도입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 같은 흐름이 성공하면 유로존의 통화 주권과 금융 안정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ESM은 유럽중앙은행(ECB)의 디지털 유로 도입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는 입장이다. 그라메냐 사무총장은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 유로는 필수적"이라며 ECB의 CBDC 개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유럽중앙은행은 2020년부터 도매 및 소매 결제를 위한 디지털 유로 개발을 검토하고 있으며, 지난 2월에는 기관 간 거래 결제 시스템 확대를 발표한 바 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연방준비제도(Fed)의 CBDC 발행을 금지하고 암호화폐 정책을 총괄할 태스크포스를 구성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한편, ECB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중앙은행 준비금에 비트코인(BTC)과 같은 암호화폐를 포함할 가능성이 없다며 "중앙은행의 준비금은 안전하고 유동성이 풍부해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