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화폐 시장이 급락하며 총 시가총액이 8% 가까이 하락, 약 3700억 달러(약 532조 8000억 원)의 가치가 증발했다. 비트코인(BTC)은 8% 이상 하락하며 3개월 만에 최저치인 8만 7000달러를 기록했고, 이후 8만 9470달러까지 회복했다. 이와 함께 알트코인과 밈코인 역시 큰 폭의 조정을 받으며 시장 전반의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24시간 동안 15억 1000만 달러(약 2조 1760억 원)에 달하는 청산이 발생한 가운데, 이더리움(ETH), XRP, 솔라나(SOL), 카르다노(ADA) 등 주요 알트코인들은 10~20% 폭락했다. 밈코인 역시 도지코인(DOGE)이 10% 하락했고, 시바이누(SHIB), 페페(PEPE) 등도 동반 하락세를 보였다.
이 같은 급락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 관세 관련 발언 이후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된 것과 관련이 깊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캐나다 및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계획대로 시행할 것이라고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시타델 증권(Citadel Securities)의 암호화폐 시장 진출 발표도 역풍을 맞았다. 업계에서는 전통 금융 대기업의 유동성 제공 진입이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도 있었으나, 오히려 일부 투자자들이 대형 기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우려하며 매도가 촉발됐다. 동시에 바이비트(Bybit) 거래소가 지난 2월 21일 대규모 해킹 공격을 당했다는 소식도 불안을 가중시켰다. 아컴 인텔리전스(Arkham Intelligence)에 따르면 이번 바이비트 사건은 2021년 폴리네트워크(PolyNetwork) 해킹 사건을 넘어서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킹 중 하나로 기록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장이 단순한 조정인지, 혹은 더 심각한 하락장이 시작되는 신호인지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과거 사례를 보면, 암호화폐 시장은 이와 같은 급격한 조정을 여러 차례 겪은 후 추가 반등을 보였던 전례가 있다. 그러나 글로벌 거시경제가 불안정한 상황에서 이번 조정이 단기간에 회복될 수 있을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