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Javier Milei) 대통령이 공식 홍보한 리브라(LIBRA) 토큰이 출시 직후 가격이 85% 폭락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프로젝트 초반부터 문제가 제기되었으며, 일부 개발자 및 내부자들이 거액의 자금을 출금하면서 대규모 투자 손실로 이어졌다.
밀레이 대통령은 X(구 트위터)를 통해 리브라 토큰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홍보했으나, 해당 게시물이 삭제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 의구심이 커졌다. 블록체인 분석가들에 따르면, 프로젝트 개발자들은 출시 직후 $8,700만(약 1,262억 원) 상당의 USDC와 솔라나(SOL)를 출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은 평균 56%의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졌다.
추가적인 의혹도 제기됐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특정 지갑들이 밀레이 대통령의 게시물 이전에 대량으로 리브라를 매입한 뒤, 가격이 급등하자 곧바로 매도했다고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내부자들은 약 $2,000만(약 290억 원)의 이익을 실현한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리브라의 82% 이상이 소수의 지갑에 의해 통제되고 있어 시장 조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저스틴 선(Justin Sun) 트론(TRON) 창립자는 밀레이 대통령이 일정 부분 책임을 져야 한다며, 펀드를 출금한 관계자들이 피해자들에게 자금을 반환하고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이번 사건이 정부와 연계된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반드시 신뢰할 수 있는 것이 아님을 보여준 사례라며 경고했다.
한편, 리브라는 웹3 프로젝트인 KIP 네트워크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해당 프로젝트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코인베이스의 프로덕트 책임자인 코너 그로건(Conor Grogan)은 “이러한 대형 토큰 출시 이벤트는 사전에 철저한 계획 하에 진행된다”며, 리브라가 애초부터 내부자 거래를 염두에 둔 '먹튀' 프로젝트였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이번 사태는 중앙아프리카공화국(CAR)의 정부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한때 10억 달러(약 1조 4,500억 원) 규모로 평가받았으나 결국 2,000만 달러(약 290억 원) 이하로 폭락한 사례와 유사한 경로를 밟고 있다. 정부가 개입한다고 해서 반드시 안전한 프로젝트는 아니라는 점이 다시 한번 투자자들에게 강조되는 사건으로 기록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