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물거래소 CME 그룹이 2024년 4분기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량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CME 그룹이 2월 12일 발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4분기 하루 평균 암호화폐 파생상품 거래량은 약 100억 달러(약 14조 5,000억 원)로 전년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특히 2025년 1월에도 강력한 출발을 보이며 월 기준 최고 거래량을 경신했다.
CME 그룹의 최고재무책임자(CFO) 린 마틴은 실적 발표에서 "올해 가장 큰 증가 폭을 기록한 계약 유형 중 하나가 암호화폐 파생상품"이라며 "시장 수요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테리 더피 CME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암호화폐 관련 신규 상품을 추가하려는 수요가 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긴밀히 협력해 규제 측면에서 명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CME 그룹은 올 1월 소규모 투자자를 겨냥한 '비트코인 프라이데이' 선물 계약에 대한 옵션 상품 출시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CME는 여전히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선물 및 옵션을 제공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코인베이스와 로빈후드 등 경쟁사들이 다양한 암호화폐 상품을 내놓으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노리고 있어 향후 경쟁이 심화될 전망이다. 코인베이스는 이미 도지코인(DOGE)과 본크(BONK) 같은 밈코인까지 포함한 선물 계약을 제공하고 있으며, 로빈후드는 지난 1월 비트코인 선물을 도입한 데 이어 연내 이더리움 선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 전반의 성장세도 뚜렷하다. 코인글래스(CoinGlass) 데이터에 따르면, 2월 12일 기준 비트코인 선물 시장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은 600억 달러(약 87조 원)를 넘어섰다.
CME 그룹이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SEC와의 협력을 통한 규제 명확화와 더불어, 다양한 디지털 자산을 포함한 파생상품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