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암호화폐 사기 사건에 대한 새로운 조치를 발표하며 집행 우선순위를 변경했다.
CFTC의 캐롤라인 팜(Caroline Pham) 임시 의장은 2월 4일(현지시간) 규제를 집행 중심 방식으로 운영하던 기존 관행을 폐지하고, 새로운 집행 전략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CFTC는 2월 10일 뉴욕 거주자인 라숀 러셀(Rashawn Russell)을 암호화폐 투자 사기로 기소했다고 발표했다.
미국 당국에 따르면, 러셀은 2020년부터 2022년까지 투자자들에게 암호화폐를 맡기도록 유도해 약 150만 달러(약 21억 7,500만 원)를 부당하게 횡령했다. 그는 투자자들에게 '무위험'을 보장하고 최소 25%의 수익을 약속했으나, 실제로는 이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것이 CFTC의 주장이다. 러셀은 이미 전신 사기 혐의를 인정했으며, 뉴욕 동부 연방지방법원에서 유죄를 선고받을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CFTC가 새로운 집행 전략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중대한 법적 조치다. 팜 의장은 CFTC의 집행국을 개편하여 암호화폐 부정 행위에 대한 규제 방식을 바꿀 것이며, 특히 '소매 투자 사기'와 '복합형 금융사기 및 시장 조작'을 중점적으로 다룰 두 개의 태스크포스를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변화는 미국의 또 다른 금융 규제 기관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움직임과도 맞물려 있다. SEC는 1월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를 수립할 전담 조직을 신설한다고 발표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우예다(Mark Uyeda)를 SEC 임시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이는 개리 겐슬러(Gary Gensler) 전 위원장이 사임한 후 SEC의 정책 방향 재편과 관련된 조치로 해석된다.
한편, CFTC의 법 집행 방침 변화는 FTX 사건 이후 더욱 주목받고 있다. 베남(Rostin Behnam) 전 CFTC 의장 체제에서 CFTC는 FTX를 포함한 암호화폐 사기 적발을 통해 총 170억 달러(약 24조 6,500억 원) 이상의 재정적 구제 조치를 이끌어냈다. 팜 의장은 CFTC의 규제 초점을 암호화폐 기업들에 대한 과잉 집행에서 보다 체계적인 사기 단속으로 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변화가 미국 암호화폐 시장과 규제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