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가 자사의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Atlas)의 학습 속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전 CEO와 손을 잡았다. 이번 협력은 5일(현지시간) 발표됐으며,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설립한 로보틱스&AI 연구소(RAI Institute)와의 파트너십이 핵심이다.
RAI 연구소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창립하고 30년 동안 이끌었던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가 2022년에 설립했다. 해당 연구소는 현대자동차가 지원하고 있으며, 기업 중심의 연구보다 보다 실험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RAI 연구소는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또 다른 협력사인 토요타 리서치 인스티튜트(TRI)와의 유사한 연구 모델을 따르고 있다.
이번 협업의 핵심은 강화 학습(reinforcement learning) 기술을 활용해 아틀라스의 학습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것이다. 강화 학습은 시행착오를 통해 로봇이 스스로 최적의 행동을 찾도록 유도하는 방식으로, 전통적으로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시뮬레이션 기술의 발달로 인해 여러 과정을 가상 환경에서 동시에 수행할 수 있어 학습 시간이 크게 단축될 전망이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RAI 연구소는 이번 협력을 통해 휴머노이드 로봇이 실제 환경에서 보다 자연스럽게 이동하고 중량이 큰 물체를 효율적으로 조작할 수 있도록 개선할 계획이다. 특히, 다이나믹한 걷기 동작과 전신을 이용한 물체 조작이 주요 연구 과제로 꼽힌다. 이에 대해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로봇의 이족 보행 구조는 스팟(Spot)과 같은 4족 보행 로봇과는 다른 도전 과제를 제공하며, 균형, 힘, 저항, 운동의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크 레이버트는 이번 파트너십에 대해 “RAI 연구소의 목표는 차세대 지능형 기기를 개발하는 것”이라며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함께 아틀라스의 강화 학습을 발전시키는 것은 현재 가장 진보된 휴머노이드 로봇을 더욱 완성시키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협력이 로봇의 스킬셋을 확장하는 것뿐만 아니라, 신규 기술 습득 과정을 더 효율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발표는 전날 베이 에어리어 기반의 로봇 스타트업 피겨 AI(Figure AI)가 오픈AI(OpenAI)와의 협력을 종료하고 자체 AI 모델 개발을 선언한 직후 나왔다. 피겨 AI의 CEO 브렛 애드콕(Brett Adcock)은 "실제 환경에서 대규모 로봇 AI 문제를 해결하려면 하드웨어와 AI의 수직적 통합이 필요하다"며 “AI를 외주화할 수 없는 이유는 하드웨어를 외주화할 수 없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최근 오픈AI가 자체적인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이러한 기술 흐름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휴머노이드 로봇 관련 기업들이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역시 오랜 기간 로봇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축적해 왔으며, 이번 RAI 연구소와의 협력이 자사의 기술 진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