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로히트 초프라 전 소비자금융보호국(CFPB) 국장을 해임한 뒤, 스콧 베슨트를 임시 국장으로 임명했다. 베슨트는 최근 상원에서 미국 재무장관으로 지명받아 업무를 시작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CFPB 임시 책임을 맡게 됐다.
CFPB는 2월 3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베슨트가 초프라 후임으로 임시 국장직을 수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초프라는 2월 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서한을 통해 퇴임 의사를 밝히며, 빅테크와 월스트리트 기업에 대한 법적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행동할 후임자가 임명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결정의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으나, 상원에서 후임자가 공식 승인될 때까지 베슨트가 임시로 CFPB를 관리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보인다. 베슨트는 재무장관 인준 과정에서 미 행정부의 암호화폐 정책을 지지하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 설립에 반대 의견을 밝혀 주목받은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은행 규제 기관의 권한 축소를 논의해왔으며, 테슬라 CEO이자 비공식 대통령 자문 역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까지 CFPB의 폐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1월 20일 모든 부처와 기관에 규제 동결을 지시하는 행정 명령을 발동하며,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CFPB를 포함한 여러 금융 규제 기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열어두었다.
초프라 전 국장은 조 바이든 전 대통령에 의해 2021년 지명되었으나, 그의 사임으로 트럼프 행정부의 지명자들이 주요 금융 규제 기관에서 힘을 발휘하는 상황이다. SEC는 현재 마크 우예다가 임시 의장으로, CFTC는 캐럴라인 팜이 임시 의장으로 활동 중이며, 각각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인물들이 상원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현재 CFPB는 기술 업계 단체들과의 소송에 휘말려 있는 상태이다. 이 소송은 작년 11월 완료된 앱과 디지털 지갑 운영 기준이 은행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려는 내용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 중 암호화폐 지갑은 제외되었으며, 미국 달러 거래에만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