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미국 금융시장에서 현금 부족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글로벌 암호화폐 투자 및 리서치 기업 블로핀 리서치(BloFin)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머니마켓펀드(MMF)와 주요 금융 딜러들의 대차대조표 상황을 분석한 결과, 유동성 경색이 가속화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준의 양적 긴축, 현금 유동성 위기 초래 가능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양적완화(QE)를 통해 시장에 막대한 유동성을 공급했다. 이에 따라 은행 간 금리가 급격한 변동 없이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그러나 최근 연준이 금리 회랑(floor and ceiling rate)을 활용한 정책 운용을 지속하는 가운데, 시장 유동성 공급원 역할을 하는 대형 금융기관들의 대차대조표가 줄어들고 있어 현금 부족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BloFin은 연준의 대차대조표에서 핵심적으로 살펴봐야 할 요소로 ▲은행 보유 준비금 ▲연준이 보유한 국채 및 모기지담보부증권(MBS) ▲비은행 기관의 초과 유동성이 유입되는 역레포(ONRRP) 등을 꼽았다. 특히 상업은행들은 예금자들의 자금을 바탕으로 연준에 예치된 준비금을 유지하면서 머니마켓 내 유동성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지만, 2023년 미국 내 은행권 위기 이후 저축 증가율이 급격히 둔화하면서 이들의 대출 여력이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머니마켓펀드(MMF)와 금융 딜러 역할 주목
머니마켓펀드(MMF)는 금융시장에서 한계 대출자(marginal lender) 역할을 하며 유동성 조절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최근 몇 년 동안 MMF의 유동성 공급이 제한되면서 금융시장 내 현금 흐름이 둔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BloFin은 "MMF의 유휴 자금이 감소하면 상업은행들이 이를 보완해야 하지만, 은행들도 충분한 자금을 보유하지 못할 경우 연준이 직접 개입해 유동성을 공급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주요 금융 딜러들은 머니마켓의 '파이프라인' 역할을 하는데, 이들의 대차대조표는 자산 측면에서 역레포(ONRRP), 부채 측면에서 레포(REPO) 거래로 구성된다. 시장 유동성이 경색되면 딜러들이 유동성 공급을 위한 추가 대출을 받아야 하지만, 대차대조표 용량이 한계에 다다르면 더 이상 자금을 조달할 수 없게 된다.
2025년 현금 부족 가능성 높아…유동성 지표 주시해야
BloFin은 2025년 미국 금융시장의 유동성 경색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한계 대출자 역할을 맡을 기관 ▲주요 금융 딜러들의 대차대조표 상황 등을 면밀히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2023년 이후 SOFR(담보부 오버나이트 금리)과 ONRRP(초과 유동성 예치 금리) 간 스프레드가 좁아지는 등 시장 내 유동성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금융기관들이 현금을 보유할 유인이 줄어들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향후 유동성 부족 사태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BloFin은 보고서를 통해 "연준이 대차대조표를 확대하는 정책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유동성 공급이 원활하지 않으면 2025년 미국 시장에서 현금 부족 사태가 현실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