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암호화폐를 보유하는 금융사가 해당 자산을 부채로 기록하도록 요구했던 SAB 121 규정을 공식적으로 폐지했다. 이는 암호화폐 산업의 오랜 요구를 반영한 변화로 평가된다.
24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SEC는 새로운 회계 공지(Staff Accounting Bulletin)를 통해 SAB 121 규정을 철회한다고 발표했다. SAB 121은 2022년 3월 처음 도입되었으며, 금융사가 보유한 암호화폐 자산을 재무제표상 부채로 기록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이 규정은 암호화폐 산업 전반에서 부당한 제한으로 여겨졌고, 업계 관계자들은 해당 규정이 시장 성장을 방해한다고 주장해 왔다.
SEC 커미셔너 헤스터 피어스는 SAB 121의 폐지를 환영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 X(구 트위터)에 “SAB 121, 작별이다! 전혀 즐겁지 않았다”라고 적었다. 피어스는 암호화폐 친화적 입장을 고수하며, 기존 규정이 비합리적이라고 비판해온 인물이다.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위원장 프렌치 힐 역시 SAB 121 폐지에 대해 “암호화폐 자산 보유에 대해 준비금을 유지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전통적인 금융 서비스 관행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번 규정 폐지의 배경에는 SAB 121이 암호화폐 시장의 운영에 불리한 영향을 미쳤다는 업계의 비판이 있었다. 특히 SAB 121은 미국 은행들이 암호화폐 상장지수펀드(ETF)를 대규모로 보유하지 못하게 만들어, 비은행 금융기관에게 시장의 통제권이 집중될 위험이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일부 전문가들은 규정 폐지가 암호화폐 보유와 관련된 금융 관행의 유연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 임명된 마크 우예다 SEC 임시 의장이 이끄는 SEC의 첫 주요 정책 변경 사례로 기록된다. SAB 121 폐지를 위한 법안은 초기에 초당적인 지지를 받았으나, 2024년 6월 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무산된 바 있다. 이후 하원에서 바이든의 거부권을 무효화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표결에서 60표가 부족해 실패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폐지는 SEC 내부에서 독립적으로 이루어진 결정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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