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더블록에 따르면, 투자은행 TD 코웬(TD Cowen)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은행과 암호화폐 기업 간 규제 완화를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는 현실적인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는 신중한 전망도 함께 제시되었다.
TD 코웬의 워싱턴 리서치 그룹을 이끄는 자렛 세이버그(Jaret Seiberg)는 은행들이 자금세탁방지법(AML)과 은행비밀법(BSA) 준수 의무를 부담하고 있으며, 유동성 및 집중 리스크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 간의 협력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일 수 있지만, 이러한 의무로 인해 일부 은행들은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부 은행들은 암호화폐 협력이 지나치게 위험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반면, 이를 기회로 받아들이는 은행들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이버그는 정부의 감독에 대한 암호화폐 기업들의 반발도 은행들의 신중함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암호화폐 기업들이 정부 규제를 꺼릴 경우 은행들은 이들과의 협력을 더욱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전통 금융과 암호화폐 간의 협력 강화는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특히 암호화폐 시장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시간이 지나면 은행들이 암호화폐 리스크를 더 수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022년 암호화폐 시장 붕괴와 실버게이트은행(Silvergate Bank) 파산 이후의 변화가 이러한 흐름을 촉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세이버그는 은행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이를 통해 준비금 관리와 감사가 강화되고, 현금이 은행 시스템 내에 안전하게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의회가 새로운 암호화폐 시장 구조법을 제정하면, 일부 은행들은 주식 거래와 유사한 방식으로 암호화폐 자산을 거래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했다.
암호화폐 담보 대출 및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한 디지털 결제 시스템에 대한 규제 완화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암호화폐 산업과 전통 금융 간의 상호작용을 한층 강화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 은행 규제당국의 암호화폐 관련 규제 정책에 대한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코인베이스(Coinbase)와 같은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은 미국 금융 당국이 암호화폐 기업의 전통 금융 접근을 막으려 했다고 주장해왔다.
지난해 코인베이스는 연구기관 히스토리 어소시에이츠 인코퍼레이티드(History Associates Incorporated)와 협력해 연방예금보험공사(FDIC)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FDIC가 은행들에게 '중단 서한'을 보내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중단하도록 지시했다고 주장하며, 해당 서한의 공개를 요구했다.
지난주 FDIC는 대부분의 내용을 편집하지 않은 서한을 공개했으며, 이에 따르면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은행들에게 암호화폐 관련 활동을 중단하도록 요청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암호화폐 업체에 대한 은행 서비스 자체를 차단하라는 명령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코인베이스 최고 법률 책임자 폴 그레왈(Paul Grewal)은 SNS X(구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공개된 문서들은 비트코인(BTC) 거래부터 복잡한 금융 상품까지 다양한 암호화폐 활동을 중단시키려는 조직적인 노력이 있었음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회는 신속히 청문회를 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암호화폐 업계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트럼프는 은행들이 암호화폐 기업을 금융 시스템에서 배제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그가 1월 20일 취임 이후 행정명령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변화가 암호화폐 산업의 성장을 촉진할지, 은행들의 신중한 태도가 지속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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