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포스트 인터뷰] 아서 헤이즈 "암호화폐 강세장은 이제 시작”

암호화폐 선구자 아서 헤이즈(Arthur Hayes)가 최근 한국에 상륙했다. 정부 기조, 시장 열기와 상관 없이 고장난 통화정책을 벗어난 '비트코인'의 장기 강세를 확신하는 '맬스트롬(Maelstrom)'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아서 헤이즈는 현재도 시장은 강세장에 있을 뿐 아니라 그 '초입'에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토큰포스트는 암호화폐 파생상품 시장이 태동한 '비트멕스' 창업부터 암호화폐 투자전문 패밀리오피스 '맬스트롬(Maelstrom)'까지 아서 헤이즈가 걸어온 암호화폐 여정과 트럼프 정부 출범과 영향, 비트코인 준비금, 한국 시장 진출 배경, 밈코인 등 최근 이슈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들어봤다. ​

Q. 간략한 자기소개와 맬스트롬(Maelstrom)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아서 헤이즈입니다. 펜실베니아대 와튼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하고 2008년 아시아로 건너와 도이치뱅크와 씨티은행에서 근무했습니다. 금융 서비스의 매력에 푹 빠졌었죠. ETF 트레이더로 일하던 중 운이 좋게도 씨티은행에서 해고를 당했습니다. 그러다가 비트코인 백서를 만나 암호화폐 거래를 시작하게 됐고, 이후 다른 두 명의 공동창업자와 함께 2014년 비트멕스를 시작했습니다.

2020년 10월에 비트멕스 CEO직에서 물러났습니다. 트레이딩을 좋아하지만 사업 운영을 좋아한 건 아니었다는 생각에 패밀리오피스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맬스트롬입니다.

맬스트롬은 초기 단계 토큰에 투자하는 펀드이고 모두 개인 자본으로 운영됩니다. 포트폴리오 내용은 유동적이지만 최종 목표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보다 나은 성과를 내는 것이죠. 그래서 유망한 프로젝트 초기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Q. 비트멕스는 암호화폐 파생상품과 무기한 스왑을 개척한 거래소로 유명했죠. 거래소의 경영자로서, 투자 펀드의 CIO로서의 역할은 어떤 차이가 있었나요?

비트멕스가 10명 미만의 작은 회사였던 초창기에는 정말 즐거웠습니다. 2018년 무기한 스왑이 인기를 끌면서 비트멕스는 직원이 250명 넘는 중소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CEO로서 인사, 법률, 규제 준수를 챙겨야 하는 일상이 마음에 들지 않았죠.

더 이상 그런 일들은 하지 않습니다. 거래와 투자, 아이디어,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죠. 저는 금융과 암호화폐 시장을 좋아합니다. 새 프로젝트를 배워 삶의 더 많은 측면을 탈중앙화할 수 있는 방안들을 소개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Q. 친암호화폐 성향의 트럼프 정부가 출범할 예정입니다. 암호화폐 친화적인 규제, 새 SEC 수장 임명, 알트코인 ETF 승인 등이 기대되는데요. 어떤 변화를 예상하시나요?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는 '중요한 정책'은 막대한 부채의 가치를 줄이기 위해 정부가 돈을 찍어내고 인플레이션을 부추긴다는 점입니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연합, 일본, 중국 등 모든 주요 국가가 같은 문제를 가지고 있죠.

선출직이든 비선출직이든 정치인은 긴축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아르헨티나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는 긴축 공약을 내걸어 당선됐습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경제는 매우 안 좋은 상황이 됐죠. 산업 생산이 20%는 줄어든 것 같아요. 시스템에서 신용을 없애고 정부가 모든 서비스에서 빠지면서 경제에 자금이 들어오지 않고, 결국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결국 모든 정치인은 부채를 인플레이션으로 상쇄시킵니다. 이번에 당선된 트럼프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암호화폐 규제에 주목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다만 암호화폐 친화적인 규제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는 건 매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그저 많은 암호화폐를 보유한 부유층이 자기 비즈니스에 유리하게 규제를 조정하려고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형 은행이 하는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죠. 유리한 정당에 기부하고 그 정권에 들어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규제를 만드는 식입니다. 이런 규제들이 일반 암호화폐 보유자에게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새로운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임명되더라도 코인베이스를 제외하고 다른 모든 곳을 단속할지 모르는 일이죠.

암호화폐 규제가 미국 암호화폐 채택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기대감이 매우 높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시장 기대치는 현실보다 높습니다. 중요한 건 트럼프가 정치인이라는 것입니다. 2년마다 의회 선거가 있기 때문에 기껏해야 18개월 동안 일할 수 있는데, 암호화폐뿐 아니라 여러 공약을 이행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따라서 '(친암호화폐 대통령 당선은) 소문에 매수하고, 뉴스에 매도'하는 상황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장기적으로는 암호화폐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시장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운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투자자가 트럼프가 긍정적인 규제를 시행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 암호화폐를 매수한다면 크게 실망할 수 있어요.

하지만 규제 기대가 충족되지 않는다고 해서 암호화폐가 하락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트럼프와 재무부(장관 지명자) 스콧 베슨(Scott Besson)이 경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찍어낼 것이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Q. 미국 정부의 비트코인 준비금 계획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비트코인 준비금이 실제로 도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트코인 준비금을 실현하기 위한 과정 자체는 위험자산 전반에 긍정적이고 교훈적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루미스 상원 의원의 비트코인 준비금 법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자금조달'에 관한 내용입니다. 미국 정부가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국가의 전략적 준비금으로 만들기 위해 두 가지 방안을 제안하고 있어요.

첫 번째는 연준이 보유한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에서 발생하는 수십억 달러의 이자 수익을 매년 재무부로 보내는 방식인데요. 루미스 의원은 해당 자금을 통해 비트코인을 매입할 것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금액이 매우 작습니다. 연준은 현재 국채 포트폴리오를 축소하고 있고, 다른 투자 영역에서도 손실을 보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수익이 비트코인 매입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두 번째 방안은 미국 정부의 대차대조표에 있는 금을 재평가하자는 것입니다. 미국 정부는 약 8100미터릭톤(M/T)의 금을 보유하고 있으며 가격은 1933년 기준인 온스당 42.22달러로 책정돼 있습니다.

만약 정부가 보유한 금을 현재 시세인 2600달러로 재평가한다면 재무부는 7000억 달러의 회계상 이익을 얻어 이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루미스 의원은 금 재평가로 발생하는 회계상의 이익을 비트코인 매입에 활용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저는 미국 정부가 금 대비 달러 가치를 하락시킬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렇게 만들어진 자금이 비트코인 매입에 사용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자금이 그린 뉴딜, 석유 시추 등 지역구 추진 프로젝트나 정부 프로그램에 투입될 가능성도 있죠.

Q. 암호화폐 투자 전문가로서 투자·거래 시 중점적으로 고려하는 기준이 있으신가요?

투자팀에 가장 먼저 요구하는 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수익률을 넘어야 한다는 겁니다. 다른 프로젝트에 적극 투자할 경우, 가장 큰 두 암호화폐를 능가하는 목표 수익률을 가져야 하죠.

이를 위해 시장 사이클의 타이밍을 맞추는 데 중점을 둡니다. 유동성 측면에서 거시적인 관점을 가지고 투자를 진행하죠. 덕분에 2022년과 2023년 약세장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투자할 수 있었고 정말 훌륭한 거래들을 성사시킬 수 있었습니다.

최근 암호화폐에 자금이 더 많이 몰리면서 가격이 상승했고, 거래 가격도 매우 비싸졌습니다. 그래서 할당 속도를 늦추고 프로젝트의 진입 가격에 매우 집중하고 있어요. 얻게 될 가치에 대한 가격을 지불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좋은 완전희석평가(Fully Diluted Valuation)에 진입하면 설령 프로젝트가 좋지 않더라도 토큰이 출시됐을 때 수익을 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순히 포모(Fear of Missing Out, 뒤처질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강세장에서 너무 높은 평가액에 투자하면 토큰이 출시됐을 때도 수익을 내기 힘들 것입니다.

제가 항상 팀에 가장 강조하는 것은 가격이 저렴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나서 프로젝트가 관심 분야(버티컬)에 부합하는지를 검토합니다. 투자 논리(thesis), 기술 전망, 정해진 기간 안에 유의미한 상품-시장적합성 달성 여부 등에 다소 문제가 생겨도 투자 이익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Q. 맬스트롬이 한국 시장에 진출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한국에 주목하게 된건 2017년 ICO 붐이 한상일 때였던 것 같습니다. 당시 빗썸이 주요 거래소였는데, 토큰이 글로벌 시세 대비 20%, 30%, 많게는 40~50% 더 비싸게 거래됐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제가 은행에서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일했던 때가 떠올랐죠. 10~15년 전 일인데요. 당시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동성이 높은 옵션 시장 중 하나였습니다. 인구를 고려했을 때 인당 거래 활동이 아마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었을 겁니다. 과거 투기적인 주식 옵션 거래에 집중했던 한국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로 눈을 돌린 것이죠.

한국은 높은 인터넷 보급률과 교육 수준이 높은 인구를 가지고 있는데요, 중상위 계층이 굉장히 경직되고 정체돼 있어 성공하기 쉽지 않은 구조입니다. 소수의 기업이나 가문이 많은 것을 장악하고 있죠. 똑똑하거나 좋은 학교를 졸업했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크게 성장하기 어려운 환경입니다. 기존과 다른 길을 모색해야 하는 상황에서 암호화폐가 매우 다른 선택지를 제공하고 생각합니다. 특히 사회 상향 이동(upper mobility)에 만족하지 못하는 고학력 인구에게 매력적인 대안이 된 것이죠.

결과적으로 한국은 암호화폐 시장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인당 암호화폐 거래량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시장일 겁니다. 이전에 비트멕스에서도 높은 한국 거래량을 직접 확인했었습니다.

맬스트롬은 사용자 활동이 집중된 시장과 긴밀히 연결되고자 했습니다. 전 세계에서 다양한 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암호화폐 거래는 북아시아와 중앙 아시아에 집중돼 있어요. 그래서 한국을 시작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은 거래 측면에서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시장입니다. 한국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한국어 블로그 운영도 결정했습니다.

Q. 한국 암호화폐 규제 상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보시나요?

현재 가장 큰 이슈는 자본소득세와 암호화폐 과세 법안에 대한 논의라고 들었습니다. 제 생각에는 법안이 좀 더 연기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암호화폐 트레이더의 참여율이 높고 과세 부담을 원치 않을 가능성이 크죠. 만약 과세된다면 거래량을 위축시키지 않는 방식으로 적용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정치권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흥미롭게 지켜봐야 할 것 같아요.

가장 중요한 건 기관의 암호화폐 시장 참여 여부인 것 같습니다. 현재 한국 거래소에서는 개인 계정만 개설할 수 있고, 기업이 암호화폐 거래할 수 있는 법인 계정은 제공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어요. 전문 트레이딩 기업이나 서비스 제공업체는 유동성이 풍부하고 거래가 활발한 한국 시장에 진입하고자 할 것입니다. 이는 상당히 큰 신규 수요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이 외국인의 거래소 계정 개설을 허용할지 여부 역시 관건입니다. 이는 외국 자금을 한국 시장으로 유입시켜 과열 시 발생하는 특정 자산의 왜곡 현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앞으로 3~6개월 동안 한국 규제 당국이 시장 구조와 관련된 여러 흥미로운 요소들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합니다.

현재 암호화폐에 대한 지지가 상당히 강력합니다. 정치인은 전통 금융을 보호하기 위해 암호화폐를 억누르려는 기존 관성을 따르기보다 젊고 적극적인 암호화폐 커뮤니티의 지지를 고려하는 것 같습니다. 이는 전 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인구가 정치적으로 참여하면서 구시대적 방식에 반대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은 매우 흥미롭고 배울 점이 많은 사례라고 봅니다.

우리는 태어나기 전부터 존재했던 기존 자산에만 유리한 규제가 아니라 우리가 보유한 자산군에 이익이 되는 규제를 원합니다. 젊고 성장 가능성이 크며 더 부유해진 암호화폐 보유자들이 정치적 힘을 발휘하기 위해 애쓰는 모습은 전 세계적으로 벌어질 일들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축소판이라고 생각합니다.

Q. 가장 좋아하는 밈코인에 대해 공유해주실 수 있나요?

당연히 제가 보유한 자산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는 Goat를 정말 좋아합니다. Truth Terminal AI Agent 밈 코인인데요. AI LLM 에이전트가 직접 자체 밈코인, 암호화폐를 만든 최초의 사례라고 봅니다. 분명히 다른 변형들이 등장하겠지만 보통 최초의 개척자가 가치를 유지합니다. 그래서 저는 Goat가 약 10억에서 50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가진 밈코인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랜 기간 동안 가치를 유지할 것이고 다른 많은 밈코인처럼 급락하진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탈중앙화 과학(DeSCI, 디사이)에도 관심이 있어서 Worm에도 약간 투자했습니다.

밈코인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맬스트롬에서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젊은 분석가들이 항상 이런저런 다양한 밈 코인에 대해 글을 올리곤 합니다. 저도 가끔 대화에 끼어들어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이 있는지 살펴보다가 관심이 생기면 사기 시작합니다. 물론 여기에 많은 돈을 투자하지는 않습니다. 순전히 투기이고 일종의 도박이라고 할 수 있죠.

그렇지만 인간의 감정이 어떻게 작용하고, 거래 차트에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이해하는 데는 유익한 경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그런(결과보다 과정이 즐거운)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그냥 즐기는 것이죠. 그 과정에서 수익이 나면 좋고요. 소설 미디어로 인해 인터넷에서 바이럴 밈을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시대에서 다음에는 어떤 자산이 부상할지 예측해서 돈을 벌어보는 건 어떨까요.

Q. 암호화폐 시장의 장기적 전망은 무엇이며, 커뮤니티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계속 암호화폐를 매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여전히 강세장 안에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비트코인이 10만 달러를 돌파한 후 시장이 약세로 접어들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요 정부와 경제권은 모두 부채를 줄이기 위해 통화를 팽창시키고 있고요, 경제 및 정치 시스템의 근본적인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합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가장 뛰어난 성과를 낸 자산인 비트코인을 보유해야 합니다. 당연히 다른 암호화폐들도 뒤를 따를 것입니다. 그러니 트럼프의 암호화폐 정책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해서 실망하지 말길 바랍니다. 트럼프, 시진핑, 유럽중앙은행, 일본, 한국 등 모든 나라가 돈을 찍어낼 것이고요, 우리는 여전히 폭발적인 강세장의 초기 단계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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