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뒷돈’ 코인원 전 임직원·브로커, 2심도 실형

가상자산(코인) 상장을 두고 수십억원대 뒷돈을 주고받은 거래소 코인원 전 임직원과 브로커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항소1부(맹현무 부장판사)는 15일 배임수재 등 혐의로 기소된 전 코인원 상장 담당 이사 전모(42)씨와 전 상장팀장 김모(32)씨에게 각각 1심과 동일한 징역 4년과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하고 19억4000만원, 8억1000만원의 추징 명령도 유지했다.

이들에게 상장을 청탁하며 코인과 현금 건넨 혐의(배임증재)로 구속기소된 브로커 황모(39)씨도 1심과 같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코인원의 업무를 방해하지 않았고 양형이 무겁다는 김씨 측 무죄 주장과 1심 양형이 가볍다는 검찰 주장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씨는 '업무방해에 대해 공모, 고의가 없었고 방해 행위에 가담하지 않았다'며 코인원 업무 방해 혐의를 부인, 항소했다.

재판부는 마켓메이커(MM)과 재단을 연결하고 협의 내용을 전달하는 등 김씨가 자전거래, 시세조종 등을 인지하고 적극 가담했다는 브로커 고씨의 주장, 김씨의 증거인멸 시도 및 공동 피고인에 대한 책임전가 등을 종합해 이 같은 무죄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다.

또 거래소의 인위적 시세조종 방임이 신뢰 상실과 그에 따른 이용자 이탈로 손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업무방해가 성립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고 이 사건은 증재자와 수재자가 공동의 이해관계를 갖고 각자 적극적으로 가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0년부터 2년 8개월간 각종 국산 코인 상장과 관련해 불법 상장 피(fee·수수료)를 주고받은 혐의로 지난해 3월 구속기소됐다.

전씨는 19억4000만원, 김씨는 8억1000만원 상당의 코인과 현금을 브로커 고씨와 황씨로부터 수수한 혐의를 받았다. 시세조작 업체와 계약한 코인을 상장시키는 등 거래소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도 적용됐다.

고씨는 이미 지난 18일 2심에서도 배임증재 혐의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