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공동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 확장성과 보안, 지속가능성 개선에 초점을 맞춘 2024년 이더리움 로드맵을 12월 31일(현지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발표했다.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성장하기 위해 도달해야 할 핵심 이정표를 공유했다. 이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머지(Merge)에 이어 ▲서지(Surge) ▲서커지(Scourge) ▲버지(Verge) ▲퍼지(Purge) 스플러지(Splurge) 등의 기술 도약을 예정하고 있다.
2022년 9월 이더리움은 '작업증명(PoW)'에서 '지분증명(PoS)'으로 합의 매커니즘을 변경하는 '머지(Merge)' 하드포크를 진행했다. 이더리움 메인넷과 PoS 블록체인 '비콘체인'을 통합, 전력 소모량을 99% 줄이고 미래 성장에 더 적합한 토대를 마련했다.
비탈릭은 머지를 통해 '단일 슬롯 완결성(single-slot finality, SSF)'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완결성은 스테이킹된 이더리움 물량 33% 이상을 소각하지 않는 이상 블록 내용을 변경할 수 없는 완결된 상태임을 가리킨다.
부테린은 "머지 이후 SSF의 역할이 강력해지고 있다"면서 "SSF가 기존 이더리움 설계 상의 약점을 상당 부분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안이라는 것이 점점 명확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더리움 로드맵의 중요한 부분인 '서지(Surge)'는 블록체인을 더 작은 조각으로 나누는 '데이터 샤딩(data sharding)' 기술을 통해 네트워크 확장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한다.
이로써 트랜잭션 처리 역량 개선 및 비용 절감 등 이더리움이 가진 가장 시급한 과제를 해결한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기술 성장을 통해 초당 10만건 이상의 트랜잭션 처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부테린은 "올해 EIP-4844(프로토 댕크샤딩) 등 서지(롤업 확장) 관련해 상당한 진전이 있었으며 롤업도 자체적인 성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다만 "크로스 롤업 표준과 상호운용성 부분은 더 장기적으로 개선돼야 한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서커지(Scourge)'와 '버지(Verge)'는 각각 네트워크 보안과 사용자경험을 향상하는 것에 중점을 둔 작업으로 소개됐다.
스커지는 잠재적인 보안 취약성을 해결하고 최대추출가치(MEV, 채굴자·검증자가 트랜잭샌 배치 및 순서 변경을 통해 블록 보상을 극대화하는 활동)와 유동성 풀링이 야기하는 문제 등 네트워크의 견고성을 개선하기 위해 설계됐다.
부테린은 "이더리움 PoS 설계, 특히 MEV, 유동성 스테이킹·풀링 관련 중앙화 문제에 맞서는 것이 목표"라며 관련 작업 계획이 약간 수정됐다고 밝혔다.
버지는 사용자경험을 간소화하고 개발자들에게 더 나은 도구를 제공하여 이더리움의 접근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이다.
부테린은 "블록 검증이 매우 쉬워야 한다"면서 바이트 단위의 데이터를 다운로드해 기본적인 컴퓨팅을 수행하고 스나크(SNARK)를 검증하는 간단한 수준이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버지 작업에도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면서 점점 더 '버클트리(Verkle trees)' 반영이 준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레이어1 가스 한도'를 올리는 작업은 없앴다면서 "한도는 언제든 올라갈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약간의 개선을 위해 '완전 스나크(SNARK, 영지식증명 기술)' 구현이 늦춰져선 안 될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더리움은 '퍼지(Purge)'와 '서플러지(Splurge)' 단계도 거치게 된다.
퍼지는 네트워크 효율성과 보안을 개선하기 위해 오래된 코드를 제거하는 작업이다. 부테린은 과거 내역을 정리함으로써 프로토콜 단순화, 기술 부채(technical debt) 제거, 네트워크 참여 비용 제한 등을 구현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스플러지는 이더리움 생태계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그밖의 모든 작업이다. 영지식증명, 롤업 같은 새로운 기술 영역을 탐구하는 등 미래 발전을 위한 작업들이 선제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최근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이 탈중앙 애플리케이션, 개인정보보호, P2P 커뮤니케이션을 중시하는 '사이퍼펑크' 비전에 다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롤업, 영지식증명을 통합해 이더리움 상에서 프라이버시와 검열 방지 기능이 강화된 더 많은 애플리케이션을 구축하는 등의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2024년 이더리움 로드맵에 대해 업계는 "기존 과제를 해결하고 새롭게 부상하는 기회들을 활용하기 위한 종합적인 전략을 반영했다"고 평하면서 "확장성, 보안, 지속가능성 등 기본 원칙에 충실한 이더리움이 생태계 리더로 입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기대를 나타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