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그룹이 인공지능(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모레'에 150억 투자를 단행하며 'AI 풀스택' 사업 가속화에 나선다고 23일 밝혔다.
지난 2021년 모레 초기 투자에 이어 두번째 집행된 투자로, KT가 100억, KT클라우드가 50억을 투자한다.
KT 그룹과 모레와의 협력은 국내 AI 인프라 시장이 상당부분 외산 솔루션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산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가 AI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된다고 볼 수 있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KT는 KT클라우드, 모레, 리벨리온 등 대한민국 AI 반도체 생태계를 대표하는 주요 테크 기업과 함께 국내 순수 기술 기반의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아우르는 AI풀스택 전략을 실행해왔다.
AI 풀스택은 AI 비즈니스의 근간이 되는 AI 반도체와 클라우드 등 인프라부터 고객에게 제공되는 AI응용 서비스까지 전 과정을 아우르는 제품과 서비스를 의미한다. AI 풀스택 환경을 보유한 기업은 전세계에서도 매우 드물다.
전 세계적으로 AI 서비스 개발에 필요한 컴퓨팅 인프라 구축에 있어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점유율이 80%에 육박한다.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AI서비스·솔루션이 엔비디아에서 제공하고 있는 소프트웨어 '쿠다'(CUDA, Compute Unified Device Architecture)를 기반으로 개발되고 있기 때문이다. 쿠다가 지원이 안되면 GPU의 AI연산 활용에 한계가 있었다.
KT는 외산 GPU 의존도를 극복함과 동시에 중장기 AI 역량을 확보하고 국가 AI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모레, 리벨리온과 협력을 진행중이다.
특히 모레는 AI인프라 소프트웨어 전문 스타트업으로,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스택과 AI 클러스터·클라우드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선 AI 인프라 소프트웨어 스택을 적용하면 기존 쿠다와 호환되는 인프라 소프트웨어 제공으로 동일한 개발환경을 제공해 외산 GPU 의존도와 종속성을 해결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리벨리온과 같은 국내 AI반도체 팹리스가 개발한 칩셋도 AI 개발 환경에 쉽게 적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AI 클러스터·클라우드 솔루션은 컴파일러의 자동 병렬화로 대형 AI모델 구현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GPU 가상화·동적 할당으로 클라우드 인프라 활용도도 향상시킨다. GPU 1개 대상으로 작성된 프로그램을 다수의 GPU에서 자동 병렬화 실행할 수 있게 되며, GPT-3와 같이 대규모 인공신경망 모델을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게 된다.
실제 GPU 연산이 실행될 때 가상의 GPU가 할당되고 프로그램이 끝나면 할당 해제가 되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컴퓨팅 인프라 자원규모를 탄력적으로 운용해서 쓸 수 있게 된다.
KT는 모레의 기술력과 KT 클라우드 인프라를 융합해 세계 최초 종량제 GPU 서비스인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HAC)을 지난 2021년 말 출시했다. HAC에 쿠다를 지원할 수 있는 자체 AI 프레임워크 적용에 성공했으며, 엔비디아 외의 타 반도체 회사의 GPU 등에도 동일한 개발 환경이 제공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고비용의 GPU 인프라를 동적 할당 방식으로 제공하는 실 사용량 기반 종량제 서비스라는 것도 하이퍼스케일 AI 컴퓨팅의 큰 장점이다. AI 서비스 전문기업 또는 AI 개발자 등은 GPU 자원을 원하는 시점에 원하는 만큼만 할당 받아 사용하고 이후엔 반납하면 된다. 실제 개발과정에서 GPU는 개발기간 전체에 필요하지 않고 데이터 분석, 모델 학습 등에만 활용된다. 서비스를 이용하면 GPU를 필요한 기간에만 사용할 수 있어 개발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다.
KT는 ▲KT그룹의 AI 인프라 및 응용서비스 ▲모레의 AI 반도체 구동 소프트웨어 ▲리벨리온의 AI 반도체 역량을 융합해 최초이자 순수 국내 기술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응용모델을 아우르는 AI 풀스택을 고도화하면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하반기 초거대 AI '믿음' 출시 등 AI기반 기업 간 거래(B2B) 서비스와 함께 AI 인프라 사업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모레 대상 투자를 통해 KT가 주도하는 AI 풀스택 동맹이 더욱 공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KT그룹은 미래 성장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역량 있는 벤처·스타트업과 사업 협력 시너지 발굴 및 연계한 투자도 지속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특히 2027년까지 약 2조원을 투자해 벤처·스타트업에 안정적 성장 토대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 국가의 건강한 혁신 생태계 구축을 이끌 계획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KT는 "하나의 목표를 항해 꾸준히 다져온 협력관계를 기반으로 AI풀스택 글로벌 진출이라는 공통 목표와 실행 방안을 구체화 할 것"이라며 "글로벌 AI 시장에서도 모레와 같은 국내 파트너들이 활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