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가 일본 내 거래소 사업을 재개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바이낸스에 지분 100%가 인수된 일본 거래소 사쿠라 익스체인지 비트코인(SEBC)는 신규 서비스 바이낸스 재팬(가칭)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개시 시점은 두 달 뒤인 5월이다.
세부 사항은 추후에 다시 한 번 공개될 예정이다.
일본은 자국 내 거래소에서만 자국민들의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한 것이 원칙이다. 한국으로 예시를 들자면, 한국인은 업비트와 빗썸, 고팍스 등 한국 거래소에서만 계좌를 만들고 거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바이낸스의 경우 원래는 일본인들도 계좌개설이 가능했지만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일본 거주자의 신규 계좌 개설은 불가능해진 상태다. 기존에 바이낸스 거래소를 이용하던 사람들에 한해서는 그대로 계좌가 유지됐다.
일본에서의 사업이 막히자 바이낸스는 SEBC의 지분을 100% 인수한다고 밝혔다. SEBC는 일본 내 거래소지만, 일본인들에게 인지도가 거의 없는 거래소다. 규모가 작은 거래소지만, 이 거래소를 통해 일본 내 사업을 진행한다면 법적인 문제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인수해 일본 시장 진입을 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가상자산 거래소로서 일본 내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금융청의 인가 및 등록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 절차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까다롭지만, 일단 일본 시장에 진입하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BNB의 일본 화이트리스트 및 상장 작업이 용이할 수 있다. 이런 긍정적인 점들을 염두했기 때문에 이미 법적인 절차를 마친 SEBC를 인수한 것이다.
다만 바이낸스 재팬(가칭)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 SEBC에 계좌 개설을 할 경우 바이낸스에 등록했던 개인정보는 따로 옮겨지지 않는다. SEBC는 "따라서 다시 한번 KYC 등을 통한 신분 확인이 이루어진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일본 내에서는 여러 의견이 오가고 있다.
미상장 토큰도 취급이 될 예정인지 등에 대한 궁금증도 나왔다. 일본 현지 한 시장참여자는 "바이낸스 재팬이 생기면 일본에서는 더 이상 바이낸스 글로벌에 접속할 수 없게 되는 것이냐"며 "그렇게 됐을 때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바이낸스 글로벌의 계정은 어떻게 되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불안한 마음을 내비쳤다.
이어 "사실 SEBC는 일본인이지만 일본 내에서 처음 들어본 거래소"라며 "만약 바이낸스 재팬이 다른 일본 내 거래소들과 마찬가지로 일본이 인가한 토큰만 상장시키고 거래를 시킬 수 있다면 굳이 바이낸스 재팬을 사용하지 않아도 되지 않느냐"라고 말했다. 어차피 같은 종목만을 거래할 수 있다면 이미 안정성이 완벽히 검증된 국내 최대 거래소 비트플라이어를 사용하겠다는 의미다.
또 다른 현지 시장참여자 역시 "해외에 본사가 있는 거래소라는 것만으로도 FTX 재팬처럼 경계받을 것"이라며 "더군다나 지난해 FTX 파산 사건의 충격이 아직도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시장 내의 피해는 크지 않았지만 불안감은 똑같았다는 설명이다.
일본 내 시장이 다양해질 수 있는 점에 대해선 긍정적이라고 이야기했지만 '그럴거면 굳이 해외 거래소를 왜 쓰냐'는 의견들을 보이며 국내 거래소에 대한 높은 신뢰도를 강조했다.
이들은 "시세조정, 보유자금 관련 문제들이 일본 거래소에서는 거의 일어날 수 없다"며 "바이낸스 재팬이 일본 서비스를 시작할 때 어떤 장점이나 메리트를 가지고 올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