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연준)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관련 보고서를 발표하여 장단점을 분석해 암호화폐 규제를 위한 첫 걸음을 시작한 가운데, 미 연준 이사는 연준의 CBDC 발행 이점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내놔 눈길을 끌고 있다.
19일(현지시간)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가 CBDC에 관한 준비된 연설을 통해 "도매용 CBDC에 대해 일부 가능성을 봤지만, 은행 간 및 도매 거래 외에는 CBDC를 직접 사용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일부 중앙은행이 자국에서 CBDC의 잠재적 사용처를 모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논의가 계속되고 있지만 연준은 의회의 승인 없이는 CBDC를 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시장과 업계는 전망했다.
보우만 이사는 "미국에서 CBDC가 출시될 경우 얻을 수 있는 이점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월 미국 연준이 보고서를 발표, CBDC 도입에 따른 장단점을 분석한 바 있다.
다만 CBDC에 대한 정책적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연준은 "CBDC는 매우 중요한 혁신이다. 이를 통해 결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건 물론, 결제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더욱 안전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동시에 금융 안정성 및 개인정보 보호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보고서는 특정 정책 결과를 진전시키기 위해 작성된 것이 아니다. CBDC에 대한 어떠한 입장도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CBDC가 민간 부문과 중앙은행의 역할 및 책임을 바꿔 미국 금융 시스템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관련 일반 투자자와 주요 이해 관계자와의 폭넓은 협의가 필수적이다. 이 보고서는 이를 위한 첫번째 단계"라며 "의회와 백악관의 지원 없이는 CBDC 사업을 진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40페이지에 달하는 해당 보고서는 토론 형식으로 구성됐으며, 투자자의 피드백을 요청하는 22개 항목의 체크리스트가 포함됐다.
시장은 연준의 이러한 행보는 암호화폐 규제를 보다 확실하게 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연준의 행보에 최근 미국 상원의원은 연준이 소비자에게 직접 CBDC를 발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이 지난달 21일(현지시간) 공식 성명을 통해 "연준이 소비자에게 직접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는 것을 막기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크루즈 의원은 "리테일 전용 CBDC를 연준이 개발하고 발행한다는 것은 그들이 금융 감시 도구로 이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라며 "미국 시민의 금융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는 것은 달러의 위상을 유지하고 혁신을 육성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프라이버시 보호라는 원칙을 준수하지 않는 연준의 CBDC는 사용자의 개인 식별 정보를 수집하고 시민들의 금융 거래를 무기한 추적할 수 있는 무기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CBDC 발행은 현재 100여개 나라가 고려하고 있을 정도로 세계적인 추세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