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 수준을 하회하는 5.0%를 기록하며 확실한 물가 둔화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미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하반기 얕은 경기침체가 시작될 것을 전망하며 투자 회피로 이어졌다.
미국 연준이 12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2023년 3월 회의록에 따르면, FOMC 위원들은 최근 벌어진 뱅크런 사태로 경제 활동을 비롯해 인플레이션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FOMC 위원들은 "최근 벌어졌던 은행 사태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신용 조건이 더 엄격해지고, 경제활동 및 고용, 그리고 인플레이션 모두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문제는 이 여파가 어느 정도일지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회의록은 "단, 위원들은 이번 사태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은행 시스템은 여전히 건전하고 탄력적이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했다"고 전했다.
이를 뒷받침 하듯 인플레이션율은 여전히 높지만 최근 거시경제 지표를 보면 지출과 생산이 완만한 성장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수개월 동안 일자리는 증가했고 실업률은 낮게 유지됐다.
회의록은 "올해 미국의 실질 GDP는 성장이 둔화되고 노동 시장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은행 사태로 인해 올해 후반 완만한 경기침체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후 2년 동안 회복기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한편, 같은 날 미국 노동통계국은 3월 CPI가 전년 대비 5.0%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2021년 5월 이후 22개월 만에 최소 상승폭이다.
2월 전년 대비 기록인 6.0%보다 1.0%포인트 내리며 크게 둔화했다. 시장 전망치 5.1%보다도 0.1%포인트 낮았다.
전년 대비 CPI는 지난해 6월 9.1% 정점을 찍은 이후 올해 1월(6.4%), 2월(6.0%), 지난달까지 9개월 연속 둔화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월 대비 CPI는 0.1% 상승을 기록했다. 2월 0.4%에서 0.3%p 하락했고, 시장 전망치 0.2%보다도 낮은 수준을 보였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년 대비 5.6%를 기록했다. 2월 5.5%보다 0.1%p 올랐지만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또 전월 대비 근원 CPI는 0.4% 상승 집계됐다. 2월 0.5%보다 0.1%p 내리며 시장 전망치와 일치했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식료품 물가는 전년 대비 기록은 8.5%로, 2월 9.5%에서 둔화했다.
에너지 물가는 전년 대비 6.4% 하락하면서 근원 CPI가 헤드라인 CPI를 추월하는 데 일조했다. 휘발유 물가는 전년 대비 17.4%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신차 물가는 6.1%로 2월보다 높아졌고, 중고차 물가는 11.6% 내리며 하락세를 지속했다.
연준이 주목하고 있는 주거비는 전월 대비 0.6% 상승하며 11월 이후 가장 적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하지만 전년 대비로는 8.1%에서 8.2%로 상승하며 음식, 에너지를 제외한 모든 품목 상승분의 60% 이상을 차지했다.
교통비는 2월 14.6%에서 13.9%로 내렸다.
한편, CPI는 물가 둔화세를 확인시켜줬지만 시장 반응은 크지 않았다.
프리마켓에서 다우 지수 선물은 0.7%, S&P500 지수 선물은 0.9%, 나스닥 지수 선물은 1.2%로 상승 반응했다가 금세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CPI 확인 후 3만500 달러까지 급반등했던 비트코인도 다시 3만 달러를 웃도는 수준까지 내려왔다. 이더리움 역시 1885달러에 거래되며 약보합세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