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였던 비트렉스(Bittrex)가 미국 시장을 떠난다.
비트렉스 공동 설립자이자 CEO인 리치 라이(Richie Lai)는 31일(현지시간) 고객 서한을 통해 4월 30일 미국 운영을 종료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미국 규제 및 경제 환경에서 사업 운영을 지속하는 것은 경제적으로 타당하지 않다"면서 당국이 좋은 정책을 통해 미국 경제와 혁신을 촉진하는데 무관심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전 세계가 미래와 경제를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와 협력하고 있지만 미국 정부는 산업을 소멸시키고 해외로 내보내는 데 전념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비트렉스 CEO는 불확실하고, 적절한 논의나 의견 수렴 없이 시행되는 규제가 불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었다고 토로하며 비트렉스 글로벌이 미국 외 시장에서 성공하는 데 중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비트렉스는 2019년 뉴욕 금융서비스당국에서 비트라이선스 발급을 거부당했다.
2022년 해외자산통제실과 금융범죄단속국은 거래소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제재국 거래를 지원했다며 29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했다.
최근 증권거래위원회(SEC),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등 미국 규제 당국은 코인베이스, 크라켄, 바이낸스에 규제 압박을 가하고 있다.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 CEO는 "미국 규제 당국이 암호화폐 업계를 공격하고 있다"면서 정부가 광범위하고 조직적으로 특정 산업군을 압박하는 전략 '초크 포인트'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한편, 스티븐 정 더블록 연구 총괄은 비트렉스의 미국 시장 점유율 부진도 사업 중단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봤다.
그는 "하루 비트코인 거래량이 450만 달러에 불과했다"면서 "미국 거래량이 적어 운영을 계속 유지할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더블록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렉스는 2018년 초 미국 달러 지원 시장 점유율이 23%에 육박하는 미국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였지만 2021년부터 1% 미만으로 떨어졌고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