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유로존의 물가를 잡기 위해 3월 이후에도 기준금리 인상을 계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일(현지시간) 현지 관계자에 따르면,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이날 스페인 방송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기대만큼 진정되지 않는 상황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총재는 “앞으로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가능성이 있지만, 금리 인상 폭이나 횟수에 대해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다”며 “그때그때 나오는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연 2%대로 낮추기 위해 모든 방법을 강구할 것”이라며 “오는 16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도 금리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금리 인상에 따른 기준금리 고점(최종금리) 수준도 경제지표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기준금리를 경제활동을 제한하는 수준으로 유지하고 인플레이션이 목표치까지 떨어질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ECB는 지난 16일 회의에서 0.5% 포인트 금리 인상을 결정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기준금리 고점이 4%에 이를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ECB는 치솟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지난해 7월 이후 기준금리를 모두 3%포인트 끌어올렸다. 현재 ECB 기준금리는 2.5%이다.
유럽연합(EU) 통계기구인 유로스타트가 이날 발표한 2월 유로존 소비자물가(속보치)는 1년 전 대비 8.5%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1월 10.1%, 12월 9.2%, 올해 1월 8.6%에 이어 넉 달째 둔화세를 유지했지만, 전월보다 상승 폭이 0.1%포인트 축소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인 8.2∼8.3%를 상회했다.
한편 ECB는 지난해 마지막 통화정책회의에서 기준금리 인상 폭을 종전 0.75%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축소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유로존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7월 이후 2.5%포인트 높아졌다.
유로존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 10월 10.6% 상승률로 역대 최고를 경신했고 ECB의 2% 목표를 5배 웃돌았다. 네덜란드은 더 심해 9월 인플레이션이 17.1%에 달했다. 하지만 성장은 크게 느려져 ECB는 물가 안정화와 성장 둔화 사이에 힘겨운 줄타기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