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의회에서 현지 중앙은행의 디지털화폐(CBDC) 발행 권한을 제한하며 투명성을 요구하는 내용의 입법안이 발의됐다.
톰 에머(Tom Emmer) 공화당 하원 의원은 22일(현지시간) 미국인들의 금융 사생활 권리는 보호하기 위해 ‘디지털화폐 감시 금지 국가법(CBDC Anti-Surveillance State Act)’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디지털화폐 감시 금지 국가법’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누구에게나 직접 디지털화폐를 발행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골자다.
톰 에머 의원은 “‘디지털화폐 감시 금지 국가법’을 통해 연방준비제도가 디지털화폐에 기반해 통화 정책을 시행하는 것을 금지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의 디지털화폐인 ‘디지털 달러’는 사생활, 개인 주권, 자유 시장 경쟁력이라는 미국의 가치를 지지해야 한다”라며 “미국이 선구자로 남아있는 이유는 규제 압박을 통해 혁신을 강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기술이 번성하도록 허용하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연방준비제도가 ‘디지털 달러’를 직접 발행하는 것에 대한 의문은 중앙은행 내부 관계자를 통해 한차례 거론됐던 사항이다.
레이널 브레이너드(Lael Brainard) 연방준비제도 부의장은 지난해 9월 중앙은행이 직접 디지털화폐(CBDC)를 발행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바 있다.
향후 민간은행에서 만든 디지털화폐가 더 많아질 거라는 점에서 연준의 직접적인 발행이 적절한지에 대한 질문이었다.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연방준비제도가 디지털화폐와 관련해 민간 영역의 참여를 막지 않을 거라는 점에서 민간은행과의 경쟁을 우려했다.
한편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오는 5월에서 7월 중 연방준비제도가 ‘페드나우(FedNow)’ 시스템을 가동할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페드나우’는 연준이 추진하는 실시간총액결제(RTGS) 방식의 소액결제 시스템으로 입금과 이체 서비스를 포함해 지급 요청 서비스, 계정 정보 유지 및 관리 관련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기 예방 체계 등을 지원한다.
앞서, 국제결제은행(BIS)은 지난달 ‘페드나우’를 가상화폐 대안책 중 하나로 지목했다.
디지털화폐를 실제 수요에 맞게 개선해 전통 금융에 대한 매력을 높여 가상화폐의 대안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게 국제결제은행의 주장이다.
국제결제은행은 전통 금융의 건전한 혁신을 장려해 신뢰 제공이라는 중앙은행의 임무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