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이룬 밤" 암호화폐 하루 새 40~50% 폭락…국내외 악재 영향

암호화폐 가격이 국내외 악재로 하루 사이에 40% 넘게 폭락해 투자자들이 충격이 빠졌다.

17일 업비트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보다 39.45% 하락한 1156만원까지 떨어져 투자자들을 경악게 했다. 전날 같은 시각 1950만원에 거래됐던 것과 비교하면 하루 사이에 무려 800만원 가까이 급락한 셈이다.

다른 암호화폐들의 상황도 비슷했다. 시가총액 2위 이더리움은 전날 183만원에 거래됐지만 하루 새 100만원까지 폭락했다. 낙폭은 44.21%였다. 리플 역시 전날보다 56.10% 폭락하며 1025원을 기록했다. 지난 4일 4600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지 2주도 채 안 되어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했다. 다른 암호화폐들도 40~50%에 달하는 폭락을 경험했다.

이같은 암호화폐 폭락은 투자자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간밤 이어진 암호화폐 폭락에 놀란 투자자들은 남은 자산을 지키고자 자신이 보유한 암호화폐를 매도, 이른바 '패닉셀'이 이어졌다. 매도는 더 큰 매도를 불러왔고 암호화폐 가격은 겉잡을 수 없이 떨어졌다.

이틀간 이어진 암호화폐 가격 폭락을 두고 두 가지 원인이 제시되고 있다. 국내 이슈와 중국발 이슈다.

정부가 암호화폐 투기 근절을 천명하며 하루가 멀다고 규제 관련 소식이 쏟아져 나오자 투자자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암호화폐 거래소 폐쇄를 언급하자 투자자들의 반발은 극에 달했다. 16일 김동연 경제부총리 역시 거래소 폐쇄와 관련해 “살아 있는 옵션”이라고 말하며 부인하지 않자 시장의 불안감을 고조됐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거래소에 가상계좌를 제공하던 은행들이 정부 눈치를 보며 가상계좌 제공을 철회·유보, 기존 이용자에게만 발급을 유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제기되자 시장이 큰 혼란에 빠졌다. 이에 투자자들은 보유하던 암호화폐를 현금화하고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과 해외 거래소로 이동하겠다는 입장으로 나뉘어 시장에서 이탈하는 움직임이 늘어났다.

암호화폐 폭락의 또 다른 이유로는 중국발 악재가 거론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한 암호화폐 매매를 금지했다. 이에 암호화폐 투자가 P2P 장외거래로 이어졌다. 정부의 손이 닿지 않는 곳에서 암호화폐 거래가 활성화되자 중국 정부가 P2P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접근을 막을 것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또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내 암호화폐 채굴업체들도 압박하는 상황도 악재로 여겨지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달 초 채굴업체에 대한 전기 공급을 차단해 채굴업자를 몰아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에 채굴업체들은 스위스 등 해외로 자리를 옮기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전 세계 비트코인 채굴량의 70%가 중국에서 이뤄지고 있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큰 상황이다.

한편 걷잡을 수 없이 급락하던 암호화폐 가격 변동은 다소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16일 오전 11시 14분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 1395만원(-23.05%) ▼이더리움 125만9000원(-26.92%) ▼리플 1459원(-34.16%) ▼비트코인캐시 220만500원(-29.80%) ▼라이트코인 23만3000원(-25.36%)에 거래되고 있다.

도요한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