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들어선 호주 신임 정부가 암호화폐 규제 방향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하는 가운데, 토큰 분류를 명확히 하는 맵핑 작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코인텔레그래프에 따르면 짐 차머스 호주 재무장관은 "정부는 호주 내 암호화폐 취급 방식을 개선하고, 소비자 보호 수준을 강화할 방침"이라면서 '토큰 맵핑(token mapping)' 작업부터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토큰 맵핑은 다양한 암호화폐를 특성에 따라 분류하는 작업이다. 암호화폐가 '호주 금융서비스 허가(AFSL)' 취득이 필요한 금융상품에 해당하는지 명확한 판정 기준을 제시하게 된다.
정부는 토큰 맵핑이 암호화폐와 관련 서비스를 어떻게 규제해야 하는지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해당 작업은 올해 안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토큰 맵핑은 지난해 10월 호주 상원위원회가 보고서를 통해 제시한 12가지 권고안 중 하나다. 해당 보고서는 암호화폐 법안 및 허가 체계를 전면 개정하고, 혁신·투자·고용 기회를 개선할 수 있는 암호화폐 친화적 관할권이 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토큰 맵핑 작업에 대해 파이퍼 앨더먼 파트너인 마이클 바치나는 규제 불확실성에 기업들이 호주를 떠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규제 및 정책 영역에 남은 심각한 이해의 격차를 좁히는 중요한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캐롤린 볼러 BTC마켓 CEO는 "비례적인 규제, 적정 규제를 요구해온 암호화폐 업계 목소리를 반영한 행보"라고 평했다. 그는 "토큰 맵핑이 투자자에게 명확성을 주고, 블록체인 기반 혁신 상품을 개발 중인 기업과 거래소에도 가이드라인이 될 수 있다. 아울러, 규제 당국의 적정 규제 체계 수립에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에 RMIT 블록체인이노베이션허브의 수석 강연자인 애론 레인은 토큰 맵핑 수행은 정부가 규제 수립을 지연하기 위한 전략에 불과하다고 봤다.
그는 "발전은 발전이지만, 산업을 위한 더 큰 규제 확실성과 소비자를 위한 더 큰 보호로 나아가지 못했다는 점에서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는 지난 5월 정권 교체에 성공한 노동당 정부가 약 3개월 만에 처음 내놓은 암호화폐 규제 입장이다.
호주 재무장관은 관련 성명에서 암호화폐 산업을 규제 영역으로 편입하기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2018년부터 100만 명 이상의 납세자가 암호화폐 생태계와 접촉하고 있지만, 규제는 암호화폐 산업에 적응하고, 보폭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암호화폐 산업은 대부분 미규제 상태"라면서 "새롭고 혁신적인 기술을 수용하기 위해 적절히 균형을 잡기 위한 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전 자유당 정부가 기본적인 규제 대상에 대한 정확한 파악 없이 2차 서비스 업체를 통해 암호화폐를 규제하려고 했다는 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정부는 생태계 안에 무엇이 있는지, 어떤 위험을 우선적으로 살펴봐야 하는지 파악하는 데 더 신중한 접근법을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토큰 맵핑 작업이 채택된 만큼 상원위원회의 보고서 내 다른 권장안들도 긍정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해당 보고서는 비금융 암호화폐 취급업체에 대한 허가 제도, 소비자 보호를 위한 암호화폐 수탁 요건, 탈중앙자율조직(DAO) 유형 기업, 완화된 트래블룰 적용, 과세 명확화, 현지 재생에너지원 활용 채굴장에 대한 세재 혜택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