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T 오스틴, 72억 원 기부로 '게임 인재 사관학교' 만든다

텍사스대학교 오스틴 캠퍼스가 미국 게임 산업을 이끌 차세대 인재 양성에 본격 나선다. 이 대학은 유명 게임 개발자 맷 카치의 후원으로 '카치 게임 인스티튜트(Karch Gaming Institute)'를 설립하고, 오는 가을부터 관련 교과과정을 정식 개설한다고 밝혔다.

이번에 설립된 카치 게임 인스티튜트는 UT 오스틴의 무디 커뮤니케이션 칼리지 내에 운영되며, 디지털 게임의 기획부터 개발, 배급, 그리고 게임과 영화, 방송 등 매체 간 융합까지 포괄하는 커리큘럼을 제공한다. 사브 인터랙티브(Saber Interactive)의 CEO인 맷 카치가 자신의 가족 명의로 기부한 500만 달러(약 72억 원)가 설립 재원으로 사용됐다.

무디 칼리지의 애니타 반젤리스티 학장 대행은 "학생들이 졸업 후 경쟁력 있는 커리어를 설계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전공과 프로그램을 진화시키는 중"이라며 "이번 기부는 당교의 뉴미디어, 방송 및 영화 교육 역량과 시너지를 만들어줄 특별한 기회이며, 산업 전문가들과 협업하는 경험 중심의 학습을 지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치 게임 인스티튜트는 단순한 프로그래밍이나 디자인 교육을 넘어, 게임 스토리텔링의 윤리성과 예술성,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친 실무 프로세스를 체계적으로 가르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갖는다. 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에 따르면, 미국 비디오 게임 산업은 2024년 기준 연간 1,000억 달러(약 144조 원)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며 약 35만 개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대규모 가치 창출 산업에 걸맞은 전문 인재 양성의 필요성이 현실화된 것이다.

맷 카치는 “나는 지난 25년간 게임 분야에 몸담아왔지만, 그에 비해 고등 교육의 변화는 더뎠다”며 “이제는 우리처럼 오랜 실무 경험으로 배워야만 했던 전문 지식을 학교에서 체계적으로 전수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이어 “UT 오스틴은 미국 내 대표적인 게임 개발 허브 가운데 하나로, 세계 최고 수준의 게임 교육기관으로 성장할 수 있는 최적지”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학교 측은 우선 '기획에서 콘솔까지: 게임 비즈니스 개론'과 '게임 사용성 연구 실습' 두 개의 과목을 오는 가을부터 개설한다. 첫 번째 교과목은 UT 내 여러 학과 전문가와 업계 인사를 초빙해 아이디어 피칭과 같은 실습 중심 강의를 진행하고, 두 번째 과목은 사용성 테스트가 실제 산업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체험하고 직접 미출시 게임을 사례로 분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들 과목은 향후 디지털 게임의 기획과 비즈니스 제작 과정을 집중 조명하는 전공 부전공(minor) 프로그램으로 확장될 예정이다. 해당 커리큘럼은 무디 칼리지 교수진 주도로, 예술대학 및 자연과학대학 교수진과 협력해 운영된다.

신디 맥크리리 무디 칼리지 영상·방송학과장은 "게임 산업은 단순한 기술이 아닌 복합적인 이야기와 설계, 유통 구조를 포함하는 문화산업"이라며 "많은 졸업생들이 실무의 전반적인 흐름을 이해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데, 이번 과정을 통해 그런 간극을 해소하고 실질적 역량을 갖춘 인재를 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치 게임 인스티튜트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무디 칼리지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