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정확히 예측하기보다 여러 상황에 견딜 수 있도록 경제정책을 설계해야 한다고 프리실라 무투라 소어 모리셔스 중앙은행 총재가 제언했다. 인구구조와 기후, 지정학, 인공지능(AI)이 경제 환경을 바꾸는 가운데 재정·물가·금융 안정과 제도의 적응력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무투라 소어 총재는 9월 9일 포트루이스에서 열린 사회과학 국제연구회의(SSIRC) 2026 기조연설에서 예산 제약, 경제주체의 유인 반응, 제도의 역할을 경제정책의 기본 원칙으로 들었다. 국제결제은행(BIS)은 모리셔스 중앙은행이 공개한 연설문을 10월 6일 게시했다.
그는 가계와 기업, 정부가 빌린 돈은 결국 미래 소득이나 자산으로 갚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투자나 충격 대응을 위해 차입할 수 있지만, 부채는 미래 소득이나 세금, 자산 매각으로 상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의 선택이 미래 세대의 재정 여력과 기회를 바꿀 수 있다고도 했다.
정책 효과는 설계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경제주체가 유인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도 결과에 영향을 준다. 무투라 소어 총재는 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 가계가 구매를 앞당기고 기업이 임금과 가격을 미리 올리면 기대가 실제 물가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중앙은행의 정책 틀과 소통이 필요한 이유로 이런 자기강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정책 환경을 바꿀 요인으로는 인구 고령화와 기후변화, 지정학적 변화, AI를 꼽았다. 인구 변화는 노동 공급과 저축, 자산 가격, 장기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후변화는 농업 생산과 식량·에너지 가격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은 투자와 혁신의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연설문은 짚었다.
무투라 소어 총재는 지정학적 경쟁과 경제안보 우려가 커지면서 각국이 효율성뿐 아니라 회복력에도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진단했다. AI는 생산성과 고용, 사업모델을 빠르게 바꿀 잠재력이 있지만 영향의 규모와 시점은 불확실하다고 밝혔다. 인구·기후·지정학 변화와 기술 발전이 맞물릴 수 있어 단일한 전망만으로 정책을 짜기 어렵다는 취지다.
그는 정책 당국이 물가와 금융 안정, 재정 지속 가능성을 지키면서 인적 자본과 기후 회복력을 강화하고 새 정보에 맞춰 제도를 조정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모리셔스 중앙은행의 2026년 6월 통화정책 보고서는 2026년 성장률을 2.8%로 전망했다. 보고서는 중동 분쟁과 에너지 가격 상승을 배경으로 들었다.

이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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