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의 순이자 지출이 2025 회계연도 국내총생산(GDP)의 3.2%를 차지했다. 지출액은 9700억달러(약 1313조원)로 국방비를 웃돌았다.
미국 회계감사원(GAO)은 2026년 재정건전성 보고서에서 연방정부의 순이자 지출이 2021년 이후 빠르게 늘었다고 밝혔다. 대규모 재정적자로 차입이 증가한 데다 금리 상승으로 만기 국채를 차환하는 비용까지 커졌다는 설명이다.
순이자 지출은 정부가 국채 보유자에게 지급한 이자에서 정부가 받은 이자 수입을 뺀 금액이다. GAO는 2025 회계연도 순이자 지출이 메디케어 지출에 육박했다고 설명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수치는 달라진다. 미 재무부 재정서비스국의 예산 자료는 순이자 지출을 약 9700억달러로 집계했지만, 재무부 재무보고서는 공공이 보유한 국채에 지급한 이자를 9871억달러(약 1336조원)로 제시했다.
예산 기준은 순이자 지출을 계산하고, 재무보고서는 공공 보유 국채에 지급한 이자를 집계한다. 두 수치는 산정 대상이 달라 직접 같은 지표로 비교할 수 없다.
미 의회예산국(CBO)은 순이자 지출 비중이 2026년 GDP의 3.3%에서 2036년 4.6%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액으로는 2026년 약 1조달러(약 1354조원)에서 2036년 2조1000억달러(약 2843조원)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CBO는 순이자 지출이 2036년 전체 연방 지출의 거의 5분의 1을 차지할 것으로 분석했다. 누적된 부채와 부채의 평균 금리 상승이 함께 작용하는 구조다.
만기가 돌아온 국채를 높은 금리로 다시 발행하면 기존 저금리 부채의 효과가 사라진다. 차환 과정에서 높아진 이자 비용은 이후 예산에 반영된다.
앞서 본지도 미국의 순이자 지출이 2026년 GDP의 3.3%에서 2036년 4.6%로 커질 것이라는 CBO 전망을 전한 바 있다. 이번 자료는 2025 회계연도 실적과 예산·재무보고서 간 집계 차이를 함께 보여준다.
정부와 기업의 차입 비용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토르스텐 슬록(Torsten Slok)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9월 7일 자료에서 기업의 순이자 지급액이 GDP의 0.4%로 낮아진 반면 미국 정부는 3.6%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기업의 낮은 이자 부담은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낮은 금리로 고정금리 부채를 조달하고 만기를 연장한 결과로 설명됐다. 정부는 같은 기간 부채가 늘어난 상황에서 금리 상승과 차환 부담을 함께 맞았다.
다만 기업의 낮은 이자 부담이 계속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팬데믹 시기에 발행한 부채가 만기를 맞으면 기업도 높은 금리로 차환해야 할 수 있다.
아폴로 자료의 기업·정부 수치는 공식 예산·재무자료와 집계 기준이 다르다. 따라서 기업의 GDP 대비 0.4%와 정부의 3.6%를 재무부의 2025 회계연도 순이자 지출과 같은 기준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순이자 지출은 2020 회계연도 3450억달러(약 467조원)에서 2025 회계연도 9700억달러로 181% 증가했다. GAO는 현 정책이 유지될 경우 순이자 지출이 장기적으로 GDP보다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자 비용이 늘면 정부가 다른 지출에 사용할 수 있는 재정 여지가 줄어든다.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추가로 차입하면 부채가 다시 늘고, 이후 이자 비용이 커지는 구조가 이어질 수 있다.

김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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