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 우드(Cathie Wood) 아크인베스트 CEO가 기술 혁명으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고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기존 2~3% 수준을 크게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물가가 여전히 높다며 기준금리를 올린 직후 나온 분석이다.
우드는 9월 21일 공개한 아크인베스트 공식 뉴스레터에서 “현재의 기술혁명은 125년 넘게 이어진 산업혁명과 여러 측면에서 유사하게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기술 발전이 생산성과 경제 구조를 바꿀 수 있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우드는 인공지능(AI), 로보틱스, 유전체학, 에너지 저장, 블록체인을 주요 기술 분야로 제시했다. 이들 분야의 발전이 생산비를 낮추고 생산성을 높이면 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물가 하락 압력을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크인베스트는 기술 혁신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둔화 국면에 들어설 가능성을 제시했다. 실질 GDP 성장률은 산업혁명 이후 이어진 2~3% 범위를 크게 웃돌 수 있으며, 경기침체 없이 수익률곡선이 역전될 가능성도 언급했다.
수익률곡선 역전은 단기금리가 장기금리보다 높아지는 현상이다. 일반적으로 경기 둔화 신호로 해석되지만, 아크인베스트는 생산성과 성장률이 높아지는 과정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Fed는 9월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 목표 범위를 0.25%포인트 인상해 3.75~4%로 조정했다. 표결은 12대 0 만장일치였다.
Fed는 성명에서 경제활동이 견조한 속도로 확장되고 생산성 증가와 자본 투자가 강하다고 평가했다. 동시에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케빈 워시(Kevin Warsh) Fed 의장은 “인플레이션은 너무 높고 너무 오랫동안 지속됐다”며 물가가 2%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움직이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술발 물가 하락 가능성을 강조한 우드의 분석과 현재 물가 수준을 중시한 Fed의 판단이 엇갈린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6년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4% 상승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2.4%로, 두 지표 모두 Fed의 2% 목표를 웃돌았다.
공식 물가 지표는 현재 인플레이션이 목표보다 높은 상태임을 보여준다. 반면 아크인베스트의 분석은 기술 혁신이 중장기적으로 물가에 미칠 하락 압력에 주목한 것으로, 두 판단은 기준 시점과 분석 대상이 다르다.
금리 인상 당일 미국 증시는 하락했다. S&P500은 0.4%,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2% 내렸고 나스닥종합지수도 0.1% 미만 하락했다.
AP통신은 금리 인상 배경으로 견조한 경제 성장과 높은 물가, 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한 기술기업의 차입 확대를 짚었다. 기술 투자가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일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자금 수요와 차입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의미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이 금리 인상 직후 출렁였지만 즉각적인 반응은 제한적이었다고 더블록(The Block)이 전했다. 이번 아크인베스트 뉴스레터 역시 특정 가상자산이나 종목의 가격 전망을 제시하지 않았다.
우드의 견해는 기술 혁신이 생산비를 낮추고 성장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역사적 비교에 기반한다. 아크인베스트는 현재의 기술혁명을 과거 산업혁명과 비교했지만, 이는 Fed의 공식 전망이 아닌 투자사의 분석이다.
캐시 우드는 앞서 AI 도입과 자본지출 확대가 물가 압력을 낮출 수 있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이번 뉴스레터는 같은 문제의식을 기술혁명과 산업혁명의 비교로 확장했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기술 발전이 만들어낼 장기적인 생산성 효과와 기술기업의 차입 확대가 낳을 단기적인 금리 압력을 어떻게 나눠 볼지에 있다. 현재 확인된 미국 물가 지표와 Fed의 금리 판단은 우드가 제시한 장기 전망과 별개로 높은 물가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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